학부모들, 거대담론보다 아이들 건강, 교육위한 실질적 조치 원해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우도에 도서관이 없어요. 책을 빌리려면 배를 타고 성산일출도서관이나 구좌 동녘도서관까지 나가야하는 실정이에요" "학생 102명이 재학중인 재릉초에는 보건교사가 없어요. 긴급 상황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할까 걱정이에요"
제15대 제주도 이석문 교육감 인수위원회(위원장 강재보)가 지난 6월 한달간 제주도 각지를 돌며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가 최근 발간된 인수위 활동백서에 수록됐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학부모들은 거대한 교육적 담론보다,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와 다양한 교육적 기회 제공을 희망하고 있었다.
이석문 교육감이 당선인의 신분으로 지난달 26일 우도 초·중학교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도서관 설립과 다양한 교육적 체험을 위한 방과후수업 지원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안 그래도 교육시설이 부족한 섬에 도서관이 없다"며 "책을 빌리려면 배를 타고 성산이나 구좌로 나갸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모든 생활 시설이 동지역보다 부족한 섬인 탓에 아이들이 교육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적은 실정"이라며 "다양한 방과후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사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한림지역 학부모 간담회에서도 교사 및 교육 프로그램 확대 요청이 잇따랐다.
한 학부모는 "학생 102명이 다니는 재릉초에 보건교사가 없다"며 "아이들에게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릉초 학부모는 "재릉초에서 진행되는 오케스트라 수업이 중·고교로 연계되지 못 해 음악을 배우기 위해서는 도외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생 수 감소로 매번 통폐합의 위기를 겪고 있는 금악초의 한 학부모는 "지난해 금악초가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좋은 프로그램이 마련됐지만 거리가 멀어 금악초로 전학을 못 오는 경우가 있었다"며 "스쿨버스가 시골학교 살리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학부모들은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제주시와 상대적으로 벌어지는 교육 수준 격차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27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는 서귀포 지역 교육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착교사 인센티브 제공, 서귀포지역 중학교 수준 끌어올릴 방안 마련, 국제학교 교육과정 및 질 높은 영어교육과정 도입 등에 대해 질의와 요청이 잇따랐다.
인수위 희망교육소통위원회(위원장 정민구)는 앞서 간담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이 향후 도교육청 정책수립시 세심히 반영되도록 정리된 내용을 백서에 게재하고, 이석문 교육감과 각 부서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