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에 환율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라 원-엔화 환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5.1원 급락한 달러당 998.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997년 11월 14일(986.3원) 이후 7년5개월여 만에 원화 환율이 세 자리 시대에 진입한 것.
물론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덕분에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한국은행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대일 수출비중은 82.7%로 전국(8.5%)에 비해 훨씬 낮다.
그러나 원화 강세에 따라 원-엔화 환율도 떨어지면서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월말 100엔당 973.42원(농협중앙회. 살 때 기준)이던 엔화는 26일 현재 926.80원으로 3개월 새 4.8% 하락했다. 지난해 1월 1106.50원에 비해서는 14.6%나 떨어졌다.
엔화가치가 내려간 만큼 수출에 따른 마진폭이 줄어들어 제주경제도 일정부분 영향이 불가피하다.
우선 제주산 농수산물의 일본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대부분 엔화로 결제하고 있는 넙치의 경우 수출가격 하락과 맞물려 무역업체들의 채산성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제주 관광산업도 환율 하락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국내경기가 둔화될 경우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관광관련 수입도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데다 환화 대비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40% 이상을 점하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