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제주예총이 올해부터 도전 대상 수상작품 보관을 예총이 아닌, 수상 작가 본인에게 맡기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당치도 않은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제주예총이 도전 대상 수상작을 작가 본인에게 일임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수장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도전 대상작들을 보관해 오고 있는 ‘제주도립미술관’ 수장고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작품들을 수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도로 전용 수장고를 신설하려 해도 예산이 없다. 도립미술관 수장고도 포화 상태요, 그렇다고 예산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므로 제주예총이 난감해 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예총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도전 대상작을 작가 본인이 보관토록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예회관이나 돌문화공원 등에서 수장고로 활용할 공간을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이며 다른 공공시설들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은 예총이 갖고 보관은 작가가 하라면 그것은 예의가 아니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 데 있다. 제주도전 40회 중 예총이 주관해 온 것이 20회다. 해수로 치면 20년이다. 제주도전을 위해 작품공모, 심사, 시상, 보관에서 활용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주관해 온 제주예총이 수장고가 포화되고 있음에도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가 올해 40회 도전을 10여일 바로 눈앞에 두고서야 부랴부랴 보관할 곳을 찾고 있으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몇 년 전부터 수장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 제주도 등 당국에 협조를 구했어야 할 게 아닌가.
제주예총이 도전(道展)관리를 이렇게 해 왔으니 제주미협이 “도전을 우리에게 이관해 달라”고 반발하는 것 아닌가. 제주예총은 대상작 보관을 작가 본인에게 맡기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제2, 제3의 합당한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그리고 새해 41회부터는 미협으로 이관할 준비도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