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첫 행정시장 임명을 두고 일각에서는 “무늬만 공모” “협치에 반한 인사” “행정 무경험자의 무리한 기용”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의 첫 행정시장 기용은 부정 보다는 긍정, 우려 보다는 기대를 해 볼만 하다.
솔직히 말해 제주도 행정체제가 개편 된 이래 과거 도지사들이 제주행정시든, 서귀포행정시든 시장을 발탁하면서 탕평인사(蕩平人事)를 한 적이 없다. 오로지 도지사 선거 공신, 줄서기-줄 세우기에 잘 순응한 자기 사람들로 자리를 메웠다.
어디 행정시장들뿐인가. 지방공기업 사장, 도 출연 기관장, 도 산하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원희룡 지사의 첫 행정시장 기용은 달랐다. 제주시 행정시장에는 오로지 시민사회단체에서만 뼈가 굵은 이지훈씨를 발탁했다. 그는 원희룡 지사와 같은 여당 소속도 아니요, 6.4선거 때 원희룡 후보를 도운 선거 공신도 아니다. 시장이 되기 위해 줄을 선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행정 경험이 없는 게 흠이지만 능력 여하에 따라서는 행정 유경험자보다 일을 더 잘할 수도 있다.
서귀포 행정시장으로 기용된 현을생씨는 어떤가. 도민들 간에는 현을생 시장을 우근민 측근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현을생 신임 시장은 우근민 도정 하에서 ‘제주도 세계환경수도 추진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칠 수가 있었다. 만약 민선 6기 도정이 ‘원희룡 도정’이 아니었다면 도리어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원희룡 지사는 이렇듯 과거 선거공신 인사, 줄서기-줄세우기 인사, 자기사람 심기 인사를 타파하고 전혀 다른, 이른바 탕평인사, 곧 협치인사를 과감히 단행했다고 보아야 옳다.
그렇다고 원희룡 지사의 첫 행정시장 임명이 성공한 인사라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 성공한 인사가 되느냐, 마느냐는 오로지 이지훈-현을생 두 행정시장의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난제들이 많다. 제주시 구도심 활성화, 강정 해군기지 등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행정시장들이 일을 잘못했을 때 그에 대한 비판은 인사권자인 원희룡 지사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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