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알리는 데 주체가 따로 있나요?"
"역사 알리는 데 주체가 따로 있나요?"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4.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림공고, 한림읍과 손잡고 역사순례길 개설
명월포-금악 만벵듸 10㎞ 구간, 12일 개통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학교가 지역사회와 손잡고 마을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리는 의미있는 일을 벌였다.

2014년부터 지역사회 알기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진행하고 있는 한림공업고등학교(교장 문영택)가 인근 명월, 동명, 금악, 옹포리의 역사적 명소를 연결한 '역사 순례길'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12일 개통한다.

한림의 옛 지명을 따 이름붙인 '한수풀 역사 순례길'은 명월포에서 마대기 빌레-월계정사-명월산성-명월리 유적들을 거쳐  만벵듸 4·3묘역에 이르는 10㎞ 구간이다.

출발점인 '명월포'는 지금의 옹포리 포구를 가르킨다. 해상의 요충지이자 명월진성으로 가는 통로였다. 탐라가 원나라에 사신을 보낼 때 이 곳을 이용했고, 삼별초 이문경 별장과 김방경 장군의 부대도 명월포구를 통해 제주에 상륙했다.

'마대기(馬待機) 빌레'는 여러 산마장에서 징발된 말들이 명월포를 통해 실려 나가기 전 집결해 대기하는 장소였고, '월계정사'는 제주사학의 효시, '명월진성'은 비양도에 왜선이 자주 정박하자 이를 방비하기 위해 쌓은 목성이다.

명월리에는 명월대, 명월교, 팽나무 군락, 4·3성담 등 많은 볼거리가 있고, 금악리 '만벵듸'에는 1950년에 발생한 예비검속 희생자 집단묘역이 있다.

문영택 교장은 "처절한 아픔이 배어 있는 역사라 할지라도 그 속에 담긴 교훈과 지혜를 배우는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 지난 5월 역사 기행에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이번 순례길 개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금악에서 새별오름까지의 구간을 추가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림공고 측은 10일까지 '한수풀역사순례길' 구간에 이정표와 안내판·쉼터 조성을 완료하고, 오는 12일 오전 9시 출발점인 한림읍 옹포리 포구에서 개통식을 갖는다. 종착점인 만벵듸에서는 4·3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추모음악제도 마련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