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만 들어줘도 아이들에겐 큰 힘”
“얘기만 들어줘도 아이들에겐 큰 힘”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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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제68주년 여경의 날’
제주지방경찰청 117학교폭력 신고센터 강은화 경사
“부모의 입장에서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고 공감”

▲ 제주지방경찰청 117학교폭력 신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 상담경찰관인 강은화(47) 경사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학교 폭력을 당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는 힘이 됩니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117센터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한 학생이 117센터로 전화를 걸어왔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건 학생은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 학생은 보복이 두려워 자세히 말하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전문 상담경찰관의 진솔하고 세심한 상담으로 대답을 이끌어 냈고, 안전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제68주년 여경의 날(7월 1일)’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제주지방경찰청 117학교폭력 신고센터(이하 117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은화(47) 경사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2년 6월 18일 문을 연 117센터에는 경찰관 3명(여경 1명)과 교육부 파견 상담사 4명, 여성가족부 파견 상담사 1명 등 모두 8명이 4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폭력·가정폭력·성폭력 등으로 117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1280건. 117센터는 이 같은 접수 사항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은 물론 전문기관 연계, 법률 절차 안내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전문 상담경찰관인 강 경사는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준다.

“학교 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진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던 거에요.”

때때로 117을 범죄 신고 전화인 112 또는 화재·조난 신고 전화인 119와 비슷한 번호로 인식하고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강 경사는 “117센터가 개소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며 “117센터로 112·119 신고 전화가 걸려 와도 연계를 통해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경사는 상담을 통해 가까워진 학생들과 가끔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한 학생은 인생의 멘토로 강 경사를 꼽기도 했다.

“학교 폭력 상담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특히 아이들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117센터가 문을 연 뒤로 학교 폭력 신고가 20% 이상 감소했고, 상담에 만족하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는 비율도 80% 이상에 달했다.

강 경사는 “가해 학생과 그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찾아가는 상담 등 연계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 경사는 “학교 폭력을 당해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할 경우 고민하지 말고 117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1946년에 경무부 여자경찰과를 신설, 80명으로 출발한 것을 계기로 매년 7월 1일을 ‘여경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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