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련 입법, 제도 마련 등을 추진했고 지하수 보호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물 사용량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 지하수의 철저한 보호대책은 앞으로 더욱 강화할수록 좋다. 그렇지 않고서는 언젠가 제주는 물 부족 지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조사 결과지만 제주 지하수 개발을 조절하지 않은 다면 2050년대에는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앞으로 전개될 제주 현실은 조사 당시 여러 예측 치들을 빗나가게 할 공산이 크다. 1인당 물 사용량, 인구 증가율, 각종 산업용수의 증가, 빗물의 지하 침투율 저하 등 당시 예측 치들을 웃돌게 할 수 있는 여건 변화가 심각하다. 도민들의 생활양식 변화, 유입인구 증가, 맥주-소주-막걸리-음료 등 지하수를 주원료로 하는 산업 확대, 곶자왈 감소, 도로-관광단지 광장-대형 건물 등으로 인한 지표면의 포장 면적 확대 등은 지하수 함양의 악재들이다.
그 중에도 중산간 지역을 관광개발-외자 유치라는 이름으로 휘갈아 엎는 대규모 관광단지, 휴양단지, 혹은 리조트단지들은 지하수 함양을 방해하는 악재일뿐만 아니라 물을 엄청 소비하는 악재로까지 작용할 것이다.
관광개발-외자유치와 관련, 최근 제주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경관이 괜찮다 싶은 곳엔 ‘합법의 모자’를 쓰고 대규모 관광-휴양-리조트 단지들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준공한 곳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추진 중인 사업장의 수와 규모가 엄청나다. 송악산 유원지, 서귀포헬스케어타운, 무수천 유원지, 56층 쌍둥이 빌딩, 애월읍 상가리 관광개발지구,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 공원 등 모두가 지하수 악재들이다.
도 당국이 수시로 일반적 수자원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미 완공한 관광사업지를 포함, 현재 추진 중인 곳까지 별도의 특별 지하수 예측 조사를 해야 한다. 현재는 인허가 과정에서 지하수 문제를 흘려버리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를 빠뜨리는 셈이다. 대형개발에 따른 지하수 문제를 소홀히 다루었다가는 정말 2050년 이후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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