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단체 관계자들 "교사·교감 의지가 가장 중요"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이 2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가진 '4·3평화교육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4·3교육 부진의 원인으로 교장의 보수성향과 교사들의 의지 부족을 지목했다.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는 "학교현장에서 4·3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책만 배포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교장과 교감 등 학교를 책임지는 윗선들이 어떻게 4·3교육을 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어 "교육청 간부들 역시 교장 출신이 많다. 결과적으로 학교 안팎에서 4·3계기교육을 독려해야 할 사람들이 적극성을 띄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교학사가 4.3을 왜곡했다고 얘기하지만 교장과 교감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의견을 보탰다.
이문교 이사장은 "재단을 운영해보면 청소년 4·3캠프, 교원 직무연수 등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서는 늘 정원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나이가 많고 퇴직이 얼마남지 않은 교장들이 골머리를 앓지 않으려 4·3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다보니 4·3에 대한 일선학교의 참여가 극히 제한된 것이 지금 학교 현장의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학생교육에 앞서 일반 교사들이 4.3을 먼저 제대로 알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김동윤 제주탐라문화연구소 소장과 김두연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전 회장 등은 "초·중·고 대상 4·3교육에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4·3을 잘 모르면서 막연히 보수적인 시각으로 4·3을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김원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도 "현장학습을 진행해보면 자세한 설명을 거부하는 교사들을 종종 만난다"며 교사 직무연수 강화와 의식 개선을 주문했다.
교육 내용을 좀더 흥미롭고 단순화해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원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은 "산사람, 무장대, 남로당 등 비슷하지만 다르게 사용되는 용어를 하나로 통일하고, 4·3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을 콘텐츠 편찬위원회에 넣어 생생한 내용을 위주로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임학 제주4·3희생자유족회 한경지회장 역시 "4·3의 아픈 사연들은 짧고 쉽게 만들어 알리고,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당선인은 "정권이 바뀌어도 적어도 제주에서는 4·3교육이 부침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틀을 잡겠다"며 4·3단체 관계자들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