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때 부친 잃어, 유족 마음 누구보다 이해”
“두 살 때 부친 잃어, 유족 마음 누구보다 이해”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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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주년 6·25 특별 인터뷰]
강령량씨 모범 국가보훈대상자 선정 국무총리 표창 수상
전쟁으로 아버지 잃은 뒤 유족 복지 증진·권익 보호 나서

  ▲ 강경량 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주지부장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어려움에 처해 있는 유족들을 돕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강경량(65)씨는 지역사회 발전과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기여한 모범 국가보훈대상자로 선정,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강씨는 2006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8년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주지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유족들의 복지 증진과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섰다.

6·25전쟁 64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주지부 사무실에서 강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수상 소감을 물었다. 강씨는 “유족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좋은 평가로 이어져 상을 받은 것 같다”며 “전혀 생각도 못 했는데 큰 상을 받아 얼떨떨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쁜 건 사실”이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는 6·25전쟁으로 인해 아버지 또는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의 모임이다. 현재 제주지부의 회원 수는 1276명이다.

강씨의 아버지 역시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인 8월 25일 군에 입대해 전쟁터에 투입됐다가 1년 뒤 전사했다.

당시 강씨는 고작 두 살배기 갓난아기였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위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가끔씩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더듬어보지만 뿌연 안개처럼 생각이 나질 않는다.

강씨의 활동은 6·25전쟁으로 아버지 또는 자식을 잃는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유족들의 복지 증진과 권익 보호를 위해 쉼 없이 달렸다.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힘들게 자라온 유족들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도 많은 유족들이 홀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1년에 30명이 넘는 회원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다.

강씨는 “다른 지역의 경우 지자체에서도 유족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유족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도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며 “학교에서 전쟁의 아픔과 참전 용사의 헌신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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