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양성언 교육감은 23일 도교육청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교육감직이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었지만 제주교육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늘 엄숙한 사명감을 느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교육감은 "2004년 취임 당시 제주교육은 잇따른 부정부패로 도민사회의 신뢰회복과 교육환경 쇄신 등 많은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으로 교직사회의 안정을 꾀하고, 청렴한 공직 분위기 조성과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재임기간 '청렴'과 '학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며 "교육가족들의 수고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는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평가에서 받은 보상금을 초·중·고 모든 학교 악기 보급에 투입하며 정서순화를 통한 학교폭력 근절('1학생 1악기 아름다운 예술여행' 사업)에 주력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 해 아쉽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규모가 크고 질이 나쁜 유형의 학교폭력이 연이어 터지면서 재임말기 이슈화되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양 교육감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학교폭력 문제는 그렇게 노력을 하고도 해결을 보지 못 하고 떠나게 됐다"며 "지금도 계속 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공약으로 제시했던 국제학생수련원이 국비확보 과정에서 여성가족부에 여전히 계류중이라며 "차기 당선인이 도지사 등과 힘을 합쳐 반드시 제주지역에서 설립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바톤을 넘겼다.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이 부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고입제도 개선 공약에 대해서는 "우리도 고민이 많았지만 이루지 못 했다. 지금 체제외에 방안이 있겠나 싶다"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대해서는 "법치국가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 교육감은 "판결을 떠나 중요한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피해와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해, 전교조의 행보를 교육계의 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퇴임후에는 "고향인 남원 집으로 내려가 쉬고 싶다"는 구상을 전했다. "교육감으로서 10년보다 교육계에서의 50년을 마감한다는 기분이 더 크다"며 "고향에서 교육계의 동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