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에 앞서 사업주체인 ‘람정제주개발’은 아직 건축허가도 나지 않은 ‘리조트월드제주’ 착공식을 오는 24일 갖기로 함으로써 외국자본가 같지 않은 엄청난 비례(非禮)를 저지르고 말았다.
착공일 결정뿐이 아니다. 24일 기공(起工)을 기정사실화 한 ‘람정제주개발’ 측은 도내 인사를 비롯한 국내 인사 500여 명과 중국-홍콩-싱가포르의 외국인사 150여명 등 모두 65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을 착공식에 대거 초청해 놓은 상태다.
도대체 일개 외국 투자 업체가 상대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그 구성원에 대해 이러한 무례(無禮)와 무시, 오만을 떨어도 괜찮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리조트월드 제주’는 아직 건축 허가도 나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방과 안전, 에너지 등에 대한 관련 부서 협의도 채 끝나지 않았다. 건축허가 전 행정 절차도 완료 되지 않았는데 사업자 멋대로 떡하니 착공식 날짜를 결정, 국내외 인사들을 초청까지 해 놓았으니 인허가청까지 경멸해 버리는 이러한 결례가 어디 있단 말인가. 중국이나 홍콩, 싱가포르는 건축허가에 관계없이 업자 마음대로 기공식을 치르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JDC)’와 우근민 제주도정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건축허가도 나가지 않은 2조4000억 원짜리 대형 사업 중의 초대형 사업이 건축허가 전 착공일이 멋대로 결정되고 국내외 인사 650여명을 초청했는데도 묵인, 방관, 방치 했으니 무능인가, 직무유기인가, 아니면 봐주기 식 묵인인가.
물론, ‘람정제주개발’이 어떤 회사인지 안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인 ‘란딩 국제발전 유한 공사’가 세계적 카지노-복합리조트 업체인 ‘겐팅 싱가포르’와 손잡고 제주에 설립한 업체다.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에 2조4000억 원을 투자, ‘리조트월드 제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초대형 카지노를 세운다는 설도 있다.
이들은 제주도의 개발을 위해서라 하고, JDC와 제주도는 외국자본 유치의 성공사례로 꼽는다. 그렇더라도 외국계 대 자본가일수록 투자국에 대해 비례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착공 일’ 사전 결정을 건축허가를 채근 하는 압력 수단으로 쓰려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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