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진행된 재선충병 1단계 방제작업으로 피해 고사목약 55만본을 베어내면서 제주도 전체 소나무 숲(1만6884㏊)의 약 38%에 이르는 6381ha(제주시 5194ha)의 소나무 숲이 사라졌다.
제주시는 오는 8월까지 재선충병 예방 및 사후 관리 등에 예산 1억9100만원을 투입, 2단계 방제를 추진하고, 오는 9월~12월까지 추가 피해를 입은 고사목을 제거하는 3단계 방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서부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붉게 타들어가는 소나무들이 다시 발견되는 만큼, 재선충병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면적이 확대됨에 따라 제주시는 지난 2월 생태계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생명의 숲 살리기’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피해지역 일부 토지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생태계복원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제주시가 추진 중인 재선충병 방제 지역 생태계 복원 나무심기 계획은 모두 45ha(4억원)로 제주시지역 피해 규모의 약 0.9% 수준. 이마저도 지난 달 재선충병 피해지 조림사업을 통해 등 1만2000본(1.5ha)을 심는데 그쳤다. 나머지 30ha는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사업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피해지역 토지주들이 소나무 대신 매실나무와 같은 유실수 위주의 수종을 선호하면서 장기적으론 생태계 불균형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직 올 하반기 재선충병 완전 방제를 위해 필요한 예산 50억원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지역 생태계복원 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관계자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만큼, 복원 사업에 투입되는 중앙(산림청)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피해지역 중 속아내기 형식으로 방제를 한 지역에는 조림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주도와 협의해 생태계 복원 계획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