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정 출범 후 투자유치사업 등에 대한 기준 정립된 뒤 추진해야”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민선 6기 제주도정을 이끌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민선 5기 도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원희룡 당선인의 새도정준비위원회(위원장 신구범)는 17일 논평을 내고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 조성 부지에 추진되고 있는 리조트월드 제주의 건축허가를 차기도정으로 넘기라고 촉구했다.
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월드 제주 프로젝트는 홍콩 란딩 국제발전유한공사와 겐팅 싱가포르가 손잡고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세계 수준의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이다.
리조트월드 제주 사업은 현재 각종 협의절차를 모두 마치고 지난달 30일 제주도에 건축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오는 24일 착공식을 계획하고 있다.
원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에도 건전한 중국자본 투자는 환영하지만 투기성 자본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때문에 이날 새도정준비위원회 측의 논평은 원 당선인이 대규모 개발사업의 행정절차를 차기 도정으로 연기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도정준비위는 논평을 통해 “신화역사공원 사업 역시 원 당선인의 이러한 기본 입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새 도정 출발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왜 도민이 공감하지 않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행정절차를 제주도가 서둘러 진행시키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도정준비위는 또 리조트월드 제주의 사업계획 변경과 건축물 고도 완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제주도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건축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새 도정 출범 이후 투자유치사업 등에 대한 방향과 기준이 제대로 정립된 후에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10여일 이후 도지사로 취임하는 당선인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달 30일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한 제주도는 현재 소방, 안전, 에너지 등 각종 관련 부서와 협의를 하는 중이며 이달 말까지 사업자 측에 회신할 계획이다. 분야별 검토 결과 문제가 없을 경우 건축허가가 나가고 문제가 발견되면 그에 대한 보완 및 재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