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기당미술관이 지난 9일부터 그를 기리기 위해 '이어도로 떠난 화가, 변시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유작전'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들이 내걸리기 때문이다.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탄생한 '이어도행', '조각배', '늘 혼자', '상념'(想念)등 50여 점이 미술관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그가 직접 작업을 했던 ‘화실’을 전시실로 그대로 옮겨와 눈길을 끈다. 화실에는 ‘파렛트’와 ‘붓’, ‘이젤(그림을 그릴 때 화판을 받치는 삼각형의 틀)’ 등이 고스란히 놓여있다.
1926년 서귀포시 출신인 그는 6살 때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청년기를 보냈다. 이어1948년 일본 최고 권위 미술전 '광풍회전'에서 최고상을 받아 유명화가 반열에 올랐다.
1957년 한국으로 귀국한 그는 서라벌예대 교수를 거쳐 1975년부터 제주대 교수로 근무하며 고향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 후 그의 작품에는 주로 제주의 '바람'과 '말'이 등장, '폭풍의 화가'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의 독특한 기법인 ‘황토빛 제주화’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난무'와 '이대로 가는 길'이 미국 최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전시됐기 때문이다.
한편 기당미술관은 매주 화요일 문을 닫는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일반 400원, 청소년과 군인은 300원, 어린이는 150원이다.
그의 작품은 다음달 1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문의)064-760-3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