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금까지 감사위원회가 제시하고 있는 제주시 이전 사유는 말 그대로 사무직원들의 불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직접 감사를 벌이는 기관 대부분 제주시 지역에 있다는 점과 직원들의 출·퇴근에 따른 비용부담 등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감사위원회 서귀포 지역 설립의 근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조직이 태어난 감사위원회와 달리 제주시 지역에 본청을 뒀던 제주도농업기술원도 당시 서귀포지역으로 이전했다. 제주 전체를 놓고 볼 때 제주시 집중이라는 폐단을 해소하는 동시에 조금이라도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보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도 불구하고 제주시 집중으로 인한 산남과 산북 간 불균형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라는 공동체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감사위원회 사무국 직원들은 대부분 제주도 소속이고, 제주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불편하다고 해서 조직까지 옮기는 것은 제주라는 공동체가 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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