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元) 당선인은 후보시절 ‘협치(協治)’와 ‘탕평인사(蕩平人事)’를 주요 공약으로 내 세웠다. 그리고 당선 되었다. 만약 원당선자가 ‘협치’와 ‘탕평인사’를 철저히 실천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절반 이상 성공’을 거둔 도지사가 된다. 하지만 이것에 실패한다면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더라도 결국 실패한 도정으로 평가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원 당선인 승리의 원동력이 된 ‘3김 청산’ ‘세대교체’ 바람이 왜 불었는가. 과거 20여 년간 역대 도정들이 인맥의 성을 쌓아 놓고 ‘공무원 선거 줄 세우기’ ‘선거 공신 중용하기’의 불공평 인사로 공직 사회가 분열되고 더 나아가 도민 갈등으로 이어져 온 적폐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아마 원 당선인도 이러한 사실을 알았기에 ‘협치’와 ‘탕평 인사’를 핵심 공약으로 삼았을 것이다.
‘협치’와 ‘탕평인사’는 ‘바늘과 실 사이’다. ‘협치’ 행정에는 ‘탕평인사’가 있게 마련이며, ‘탕평인사’를 하는 행정에는 ‘협치’가 따르게 된다.
이러한 ‘협치’ 정신을 발휘해야 할 다음 차례가 오는 23일까지 공모하고 있는 원 도정(元道政)의 첫 행정시장 임명이다. 과거 도정(道政)들에서도 ‘전국 공모(公募)’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무늬만 전국 공모’였다. ‘공모한다’ 해놓고 행정시-공기업-단체장들을 거의 ‘선거 공신’들로 채웠다. 임명권자인 도지사 마음대로였고 순진한 ‘응모자’들은 ‘들러리’를 서준 꼴이 되었다.
현재 공개 모집 중인 민선 6기 도정 첫 행정시장도 원희룡 당선자가 마음만 먹으면 ‘선거공신’이든, 친인척이든, 동창이든, 그 누구든 기용할 수가 있다. 그래서 ‘무늬만 공개 모집’이라는 이 시대 유행어를 탄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원희룡 도정’은 합격점을 받고 있는 신구범 영입마저 진정성을 의심 받게 되며, 향후 ‘협치’와 ‘탕평’의 정책도 믿음을 잃게 된다.
이런 점에서 원희룡 당선인은 도지사직 인수위원장 영입에 이은 첫 행정시장 임명이 두 번째 시험대가 된다. 탕평인사가 무엇인가. 탕탕평평(蕩蕩平平),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공평한 인사 아닌가. 여야 정당, 선거공신, 친인척, 지연, 학연에 구애됨 없이 능력위주로 공모자 중에서 선발, 말 그대로 탕탕평평한 인사를 해주기 바란다. 선거공신으로 말하자면 원희룡 당선자를 지지한 60% 이상의 유권자들 모두가 ‘선거공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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