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전지사의 통 큰 선택
신구범 전지사의 통 큰 선택
  • 제주매일
  • 승인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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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선인은 6·4도지사 선거의 상대당 후보였던 신구범 전 지사에게 도지사직 인수 기구인 ‘새 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직을 제의 했고, 신(愼) 전 지사는 심사숙고 끝에 이를 최종 수락 했다.
‘새 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 영입과 관련, 원희룡 당선인의 제의도 파격적이요 통 큰 포용력을 보여 준 것이지만, 그보다도 신구범 전지사의 수락이야말로 도민 대 통합과 계파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입지(立地)를 뛰어 넘는 용단이요, 아름다운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신구범 전 지사에 대한 원희룡 당선인의 ‘위원장’직 제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치(協治)를 가장한 야합” “매우 부적절 하고 지탄 받아야 할 정치쇼”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일 밤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 집행위원회에서는 자당(自黨)의 도지사 후보였던 신구범 전 지사에게 “위원장 제의를 수락한다면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게 도리”라고까지 쓴 소리를 했다.
신구범 전 지사도 원희룡 당선인의 제의를 수락할 경우 소속 당의 반발과 쓴 소리를 예측 못한 것이 아니었다. 도리어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신구범 전 지사는 원희룡 당선자의 제의를 고심 끝에 수락했다.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거센 물결 속에서도 제주를 위한 일념으로 도지사에 출마했고, 결국 패배했지만 원희룡 당선자의 ‘위원장’직 제의를 수락, 분파와 분열, 갈등의 제주를 화합과 대 통합으로 이끄는데 일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믿었을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도민 화합, 도민 통합은 정당이나 정치를 초월한 가치요 그 가치를 위해 신구범 전 지사는 소속 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원희룡 당선인의 제의를 수용했을 것이다. 신구범 전 지사의 ‘위원장’직 수락을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신구범 전 후보를 나무라기 전에 도리어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그러 할 때 도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논리대로라면 새누리당도 원희룡 당선인에게 ‘야당과 야합하지 말라. 왜 경쟁했던 야당 인사에게 중책을 맡기느냐’고 몰아붙여야 할 게 아닌가. 이제 신구범 위원장은 원로로서 마지막 사회봉사의 기회로 삼고 맡은 업무를 공평무사 하게 수행, 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새 도정준비위원회’를 이끌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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