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세월호 참사 후 여객터미널 모습은
승선권 발권·개찰구 통과·탑승 때 신분증 제시
7부두에 무인 민원발급기 없어 일부 승객 불편
승선권 발권·개찰구 통과·탑승 때 신분증 제시
7부두에 무인 민원발급기 없어 일부 승객 불편

승객들은 매표 창구에서 승선권을 구입하기에 앞서 신분증을 먼저 제시했다. 창구 위에는 ‘승선권을 구입한 후 반드시 연락처를 승선권에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9시가 조금 넘자 승선권을 구입한 이들이 여객선에 오르기 위해 개찰구로 향했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를 비롯해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제주해양경찰서 직원들은 개찰구에서 승객들의 신분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 1일부터 연안여객선 승선 절차가 항공 수준으로 대폭 강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과거 신분증을 의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도 승선권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승객들은 개찰구를 통과해도 여객선에 오르기 전에 선사 측 직원들에게 또 다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승선권 발권과 개찰구 통과, 여객선 탑승 시 등 모두 3번에 걸쳐 신분증을 제시해야 여객선을 탈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정부의 연안여객선 승선 절차 강화 방침을 두고 안전을 위해 공감한다는 의견과 터미널 상황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 대응이라는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명만(50·제주시 조천읍)씨는 “여객선에 오르기까지 신분증을 3차례나 제시하는 것이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안전을 위한 절차인 만큼 여객선 승선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구문모(69·인천)씨는 “주민등록등본 발급이 가능한 무인 민원발급기가 없어 멀리 떨어져 있는 7부두 국제여객터미널까지 갔다 와야 했다”며 “승선 절차를 강화한 반면 기반 시설은 개선하지 않아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현재는 7부두 국제여객터미널에만 무인 민원발급기가 설치돼 있다”며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뒤 무인 민원발급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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