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업체 “시공상 문제 아니”···같은 자재 재시공 논란

현장조사에 나선 제주도가 사고 원인 파악과 대안 마련을 위한 정밀 조사 용역에 착수키로 하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복합체육관 지붕 마감재 떨어짐 사고는 중형태풍급 강풍에 의한 것으로, 현장 확인결과 200㎡(약 60평)의 패널(불소컬러강판)이 떨어져 나갔고, 태양광 모듈 19개(판)가 손실된 것으로 확인, 약 2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제주도와 시공업체 관계자들은 현장을 찾아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했지만 일단 ‘사공상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전문기관에 의뢰(용역),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 부실이다 아니다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하절기 태풍이 예정된 만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원인분석과 대안 마련을 위한 용역에 착수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해명과 달리 이번 사고 원인이 ‘부실 공사’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당 체육관의 순간최대풍속 설계 기준은 초속 50m. 사고 당시 바람은 초속 약 32m. 비교적 강한 바람이었지만 설계 기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세기의 바람이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설계기준을 이번 사고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 “같은 바람이 불더라도 체육관지붕과 벽면에 닫는 풍속과 풍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오는 13일부터 3일간 제주도민체전이 예정된 만큼 일단 긴급복구 이후 피해 체육관의 외장 공사를 다시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존 재질과 같은 패널로 재시공한다는 방침이어서 ‘부실’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누수에 따른 배드민턴장 마루 손실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응급복구에 나서는 것”이라며 “외장재를 바꾼다고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전 보다 꼼꼼하게 시공한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행정 스스로가 ‘부실’이 있었다고 시인하는 것으로 2002년 태풍 ‘루사’ 내습 당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지붕천막 19칸 중 3칸(1650평)이 훼손되는 사고가 발생, 국제적 망신을 당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행정당국의 보다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