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밥상(헬렌 니어링)
소박한 밥상(헬렌 니어링)
  • 제주매일
  • 승인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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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었다.
남편 스코트 니어링은  소박한 밥상을 벗하며 건강을 잃지 않고 백살까지 살았다.
백살 되는 해 생일 일주일 앞두고 물을 제외한 일체의 음식을 끊는다.
그로부터 십오일 지나고 나서 조용히 그리고 편안하게 숨을 거둔다.
마치 신심 깊은 수도자의 죽음을 보는 듯 숙연하여 진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꼴 사나운 의료기기 줄에 숨을 매단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들 모습과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스코트니어링은 십여 년 생을 더 연장할 수도 있었는데 아무 미련?없이 모든 걸 내려놓고
홀연히 자연 품으로 돌아간다.
凡人들인 우리들도 그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스코트의 부인 헬렌 니어링이 쓴 요리책 '소박한 밥상'에는 이삼백년 전 쓰여진 많은 자료들을 모아 특이함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육신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식사할 뿐 미식에 빠지지 않는 검소하고 절제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했다.
헬렌의 요리에는 고기나 생선, 닭고기류가 들어가지 않는다. 백설탕,흰 밀가루 베이킹 소다와...달걀과 우유도 들아가지 않는다. 온갖 과일과 야채,건강에 좋다는 곡물이 있을 뿐이다.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히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에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데 쓰자" 고 하였다.
그녀는 "채식이야말로 가장 간단하고 깨끗하고 쉬운 식사법이다. 나는 식물과 과실,씨앗, 견과를 먹고 사는 것이 이성적이고 친절하며 지각 있는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고 덧붙였다.
특히 '입맛을 자극하고 거짓 허기를 유발하는 양념'을 자제하는 식습관을 고수했으며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을 먹는 한 음식은 덜 먹을수록 좋다"는 깨달음은 " 진짜 허기를 최고의 반찬 삼아 점심을 주식으로 하고 아침과 저녁은 야채, 과일 위주로 소식하는 생활로 이끌었다.
이는 周易의 "위장을 6할만 채우면 무병 장수한다"는 현대 의학자들이 장수와 노화에 관련하여 임상 실험을 통해 밝혀낸 사실이기도 하다.
"어떤 음식이든 씹는 기관인 치아를 최대한 사용하도록 조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조리하는 것에 드는 공력의 4분의 3은 치아의 사용을 막기위해 행해지지 않던가?"(윌리엄 A. 엘코트,1838)
"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식욕이 강한 사람은 불행하다"(로버트 엘리어트 경,1545)
"자연이 차려놓은 향연을 맛 보라"(새무얼 존슨,1760) .... 등
책의 각 단언 마다 옛 자료를 상세히 실었다.
제 집에서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박한 밥상이 벌써 자리 잡혀가는 느낌이다.
노몰(나물),놈삐(무우),고구마,물외,세우리,양파,양배추 등을 썰어 통째로 아삭아삭 씹는다.
셀러드라는 이름의 요리는?별 종 요리인 줄로 알았다. 생 야채를 썰어 쟁반에 담으니 그게 바로 셀러드였다.
각시는 야채 위에 상점에서 파는 무슨 히뚜룩헌(하얀) 물체를 뿌린다기에 극구 말렸다.
셀러드 한 입 듬뿍 먹고 된장 조금 먹으니 그게 바로 조선식 셀러드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표기된 식품 첨가물 일일 섭취 허용량은 과학적인 사기 놀음이다.
땅이 키운 음식이 아닌 공장에서 뚝딱하고 만든 가공식품은 멀리하는 게 상책이다.
식품은 적어도 제조업자 가족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땀 뻘뻘 별도봉을 달린 후 놈삐나 물외를 아삭아삭 안주 삼아 디리씨는 막걸리 한잔은
최고의 소박한 밥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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