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키워드'에 담긴 속내는?
도지사 후보 '키워드'에 담긴 속내는?
  • 고재일 기자
  • 승인 2014.0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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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6.4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가 ‘양강체제’로 구축된 가운데 여ㆍ야 후보 간 ‘키워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통치보다 권력이 분산된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뜻하는 ‘협치(協治)’를,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는 긍지를 가지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품위를 지킨다는 ‘자존’(自存ㆍ自尊)을 강조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당내 소장파로 분류됐던 원희룡 후보는 “계파 갈등에 밀리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내 권력구도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며 꿈꿔온 정치를 펼치지 못했다며 여러 자리에서 이야기해왔다.

최근 펴낸 ‘무엇이 미친 정치를 지배하는가?’에서도 “나는 실패했다”고 규정하며 “결국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인물이 아니라 정치의 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틀을 바꿔 세력 재편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한국에서도 좌우의 연합, 영호남의 연합정부가 가능할 정도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 소수 권력에 집중된 통치가 아니라 다수로의 분산을 통한 협치 방식으로 정치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 것이다. 이를 “좌우가 아니라 아래로 간다”고 정의했다.

제주도지사 후보로 최종 결정된 후 가진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게릴라 유세에서도 이 같은 생각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예산 편성과 배정, 집행 등의 과정에서 각계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함께 결정하겠다고 공공연히 약속하고 있다. 시장 상인은 물론 종교인과 야권 등도 협치의 대상이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민선1기 제주도지사였던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후보는 일명 ‘합리적인 반골기질’을 가진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노태우 정부 당시 농림부 국장으로 재직, ‘6공 황태자’로 불린 실세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과의 ‘맞짱’(?)은 도민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다. 신 후보는 자서전 ‘삼다수하르방, 길을 묻다’에서 농림부 소관인 ‘마사회’를 체육부가 가져가겠다고 하자 자신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결국 신 후보는 미국으로 쫓겨가다시피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신 후보는 과거 중앙정부에 예산과 각종 지원을 구걸하듯 의존해야했던 제주도정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 ‘자존’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주도 스스로가 도민자본을 만들어 재정의존도를 줄여 중앙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제주의 미래를 제주도민 스스로가 결정하자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미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삼다수와 관광복권 등을 성공시킨 전례가 있는 만큼 토종자본 4조원 육성과 각종 기금 조성 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 후보의 ‘자존’은 자치입법권과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이양을 골자로 한 ‘1국가 2체제’ 도입으로 규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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