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가(政街) ‘대변인’은 무슨 의미?
제주정가(政街) ‘대변인’은 무슨 의미?
  • 고재일 기자
  • 승인 2014.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5년 민선 도지사 출범하며 새로운 역할 주목
선거 후 요직 차지 대표적 ‘논공행상’ 지목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제주 정가(政街)에서 ‘대변인’이라는 직책은 사실 익숙한 개념이 아니다. 캠프가 꾸려질 때마다 후보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수행하다 때로는 ‘총대’를 매야할 정도로 거친 말을 쏟아내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있었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직(織)으로서의 인식이 강하다.

제주지역에서 대변인이 본격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첫 민선 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이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신구범 도지사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던 정경호 대변인은 당시 민주당 강보성 도지사후보 대변인으로 지방정가에서는 비공식 1호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무소속 신구범 후보는 별도로 대변인을 두지 않았으나 한라일보 출신의 강순원기자가 홍보업무를 도맡았다.

대변인직은 미디어선거전이 본격 도입되면서 정책개발에 기여를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때로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깎아내려야 하는 네거티브라는 공격의 선봉에 서야하기도 한다.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때로는 의중을 파악해 힘을 싣기도 한다. 이와 함께 대변인의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는 바로 조어(造語, 말을 만들어 내는 것) 능력이 꼽힌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대변인 시절 만들어 냈던 말 가운데 지금도 회자되는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 9단”, “총체적 난국” 등이 명촌평으로 꼽힌다.

대변인제는 그러나 선거이후 논공행상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선거 기간 가장 전면에 나서 전투(?)를 벌인 만큼 실제로 후보자가 도정에 입성할 경우 주요보직을 꿰찬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당수의 대변인은 그러나 도정의 실권자가 바뀌면서 함께 물러나야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