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30만 시민시대 明 과 暗 (중)
제주시 30만 시민시대 明 과 暗 (중)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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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ㆍ대형 아파트 ‘新강남’ 탄생 개교 98주년 북초등 신입생 59명

노형 신시가지 급부상...삼도2동 도심권 공동화
제주발전연구원 “생태도시와 상반된 정책 자초”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솔직히 분교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내달 19일 개교 98주년을 맞이하는 ‘제주교육의 산실’인 제주 북초등학교(삼도2동 소재).

북초등교 총동문회장인 김영훈 제주시장은 최근 한 공개석상에서 이처럼 자신의 모교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다.

1980년 3월에만 해도 학생수가 46학급 3055명까지 이르던 북초등학교는 말 그대로 제주지역 손꼽히는 ‘명문교’다.

그런 북초등교의 올해 1학년신입생은 모두 59명.
반면 최근 신흥도시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노형.연동 신도시 지역은 이와 정반대다.

2001년 개교한 한라초등학교(노형동 소재)의 경우 현재 70학급에 전체 학생수가 2836명에 이르고 있다.
1학년만 신입생만 13학급 538명으로 북초등학교 전체 학생수와 맞먹고 있다.
동일한 제주시 지역에서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30만면 시민시대의 제주시 모습이다.

△20년만에 6배 뛴 ‘신 도시’

1990년대 이후 제주시는 시내 곳곳에서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택지개발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물론 신규 주택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형편에서 신규 택지수요를 공급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형편이다.

1990년대 이후 이도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비롯해 신제주 제3지구.외도지구.삼양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벌어져 대규모 주거용지가 신규 조성했다.
이와함께 1990년대 들어 1도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연동1지구.연동2지구.노형.화북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이 잇따라 진행됐다.

이들 사업은 도심지를 벗어나 개발이 쉬운 시외곽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대표적 신흥개발지역인 노형동 인구는 20년전인 1985년 불과 5751명에서 10년전인 1995년에는 1만4684명으로, 이어 지난연말에는 3만7973명으로 쾌속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연동.노형 신시가지 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층.대형 아파트들이 몰리면서 이른바 제주판 ‘강남’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0년에 반토막 난 ‘옛 도심’

반면 수백년간 제주의 정치.행정의 중심지였던 제주시 관덕정 일대는 딴판이다..
삼도2동의 20년전(1985년) 인구는 1만6815명으로 당시 제주시내 19동 가운데 네 번째로 인구가 많았다.
그런 삼도2동의 인구는 10년 전인 1995년에는 1만1181명으로 줄었으며 지난연말엔 9153명으로 떨어졌다.

특히 삼도2동 지역주민 9153명 중 60세이상 비율은 14.5%(1323명)로 제주시 지역 60세 이상 평균비율 10.0% 보다 크게 높아 주민 이탈과 더불어 노령화까지 고착화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제주발전연구원은 2003년 10월 도심 공동화 등을 초래한 택지개발사업과 관련, 제주시는 친환경적 생태도시를 도시개발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난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명분아래 택지개발을 방조 내지 조장, 생태도시라는 시정목표와 상치된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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