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한달...제주관광 깊은 시름
세월호 침몰 한달...제주관광 깊은 시름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4.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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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한 달. 여느 때 같으면 수학여행단으로 북적여야 할 도내 곳곳이 썰렁하기만 하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자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에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 중지한 데 따른 모습이다. 수요가 끊기면서 관련 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침몰 추도 분위기로 하소연조차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18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0만382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28만7423명)은 전년 동기 대비 71.7%까지 급증하며 성장세(4.9%)를 유지했지만 내국인 관광시장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1만6405명, 전년 동기 대비 9.3% 줄었다.

이는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단(이하 학단) 방문 일정이 전면 취소된 데다 여행 자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단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 기간 제주를 찾은 학단은 6867명. 이는 교육부가 수학여행 전면 금지 방침을 밝히기 전인 지난 달 16~17일 이틀 간 제주를 찾은 인원이다. 이후 수요는 완전히 끊긴 상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를 찾은 학단이 12만 956명에 달했던 것에 견주면 94.3% 줄어든 규모다.

학단 등 단체 관광객 빈자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채워주고 있지만 학단을 주 타깃으로 영업을 해 온 업계에까지는 수요가 미치지 않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610석 규모의  A식당인 경우 학단 방문이 끊기면서 지난해 대비 매출이 80%나 급감했다. 여기에 개별 및 단체관광객 수요마저 뜸해져 한숨만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 식당 종사자 등은 개별 및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모든 일을 제쳐놓고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있다.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세버스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같으면 95%에 달했을 가동률이 25~30%대로 뚝 떨어졌다. 학단과 일반 단체관광객 수요가 빠져 나간 영향이다. 그나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30%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부 기사들은 대리운전이나 막노동 등 부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 상반기 취소된 학단 일정이 하반기에 재개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지만, 이 역시 기대일 뿐 막막한 심경만이 자리하고 있다.

학단을 위주로 영업을 해 온 B호텔 지배인은 “세월호 사고 이후 예정된 학단 숙박 일정이 모두 취소되면서 지난해 대비 숙박률이 40%이상 떨어졌다”며 “객실을 그냥 놀릴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헐값이나 다름없는 가격에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가예약된 학단도 취소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각 학교로 전화를 해 봤지만,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온다”며 “현재까지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고, 뭐라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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