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연구회 통해 독서교육 모형찾기에 몰입
매주 토요일은 학생들과 책으로 소통하는 날

부모나 스승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뭘까. 매 순간 인생의 답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은 아닐까.
제33회 스승의 날을 맞아 중등 국어교사로서 한평생 아이들과 책을 두고 소통해 온 송창선 교사(사진)를 만났다.
1983년 중문중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한 송 교사는 1992년부터 '제주독서교육연구회' 회원으로 참여하며 독서교육의 필요성을 동료 교사들과 공유하고 책을 매개로 한 수업모형 찾기에 몰입해왔다.
1990년대에는 독서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적었다. 당연, 수업모형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다. 그러나 일부 교사들은 과목을 넘어 모든 배움의 기초가 독서라는 사실에 공감했고, 지금의 곽금초 장영주 교장과 중문중 양영길 교장, 조천초 안희숙 교감, 무릉중 장 훈 교사 등이 주축이 돼 제주독서교육연구회를 발족했다.
현재 회원은 300여명. 이들은 월 1회 공통된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독서소모임을 진행하고 주말과 방학에는 수업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독서논술 교실을 연다.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캠프, 교육 소외계층 대상 수업도 바지런히 진행하고 있다.
교사 교과동아리는 교사 개인의 단순 취향을 넘어 아이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활동이다. 소통의 장에서 오고간 수많은 교육적 실패담과 성공담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재료가 된다. 실제 제주독서교육연구회 회원 교사들은 함께 나눈 정보를 토대로 학교수업에 독서교육을 적용하는가 하면 '찾아가는 독서논술교실' 등을 통해 다른 학교 아이들과의 만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곳은 지금 몸담고 있는 학교다.
송 교사는 애월중에 '글아름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다소 따분해할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독서동아리의 목적을 달리했다.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는 책을 추천하고 1대1로 생각을 나눈다. 글짓기 수상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양성평등, 보훈, 장애 등 주제에 따른 근거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수집하게 한 후 자신의 생각을 가미해 논리정연하게 글을 배열하는 과정을 지도한다.
독서교육이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송 교사의 확신은 수업과정에도 적용됐다.
자율학교로 지정된 애월중의 특색과제 가운데 하나가 독서. 학생들은 매 학기 교과별로 관련 책을 읽고 총 10편의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또 국어과목의 경우 학기당 10편의 독서감상문 등을 기록해야 한다. 모두 수행평가에 점수로 반영되며, 추천도서 목록 역시 학년별 과목별로 만들어져 있다. 1년이면 40권을 읽는 셈이다. 애월중처럼 전 과목 수행평가에 독서가 반영되는 곳은 드물다.
송 교사는 매주 토요일 글아름동아리의 수업이 끝나는대로 제주시로 향한다. 이번에는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독서논술교실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의 주말은 수년째 매번 늦은 오후에야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책은 왜 읽어야 할까.
"저도 제 삶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책에서 얻었어요. 책을 많이 읽으면 세상에 나가서 더 당당할 수 있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죠.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는 방식은 글이고 논리이고 결국 책에 답이 있는 거잖아요. 책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이들이 꼭 알게 해주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