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 발생 하도리 철새도래지 현장
원거리 광역 방제기로 소독 작업 ‘한창’
올레길 통제···농가들 불안한 기색 역력
원거리 광역 방제기로 소독 작업 ‘한창’
올레길 통제···농가들 불안한 기색 역력

지난달 28일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철새 분변 30점 중 1점에서 검출된 H5N8형 AI(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날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됐기 때문이다.
철새도래지는 올레 21코스를 경유하고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지만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출입이 일시적으로 통제되다 보니 인적 조차 드물어 적막감마저 흘렀다.
AI 청정지역인 제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도내에서 2012년과 지난해 몇 차례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긴 했으나 모두 저병원성이었다.
철새도래지에서는 11월에서 2월 사이에 주로 검출됐던 AI 바이러스가 뒤늦게 검출된 것은 일부 철새가 봄이 와도 이동하지 않는 등 텃새화 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철새도래지 생태 탐방로로 통하는 출입구에서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방역복을 입은 제주도 공무원과 동물위생시험소 직원들은 바닥에 소독용 생석회 가루를 뿌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탐방객들의 출입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고병원성 AI 발생 방지를 위해 철새도래지 방문과 농장 출입을 자제 합시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현재 철새도래지 방역은 오전과 오후 하루 2차례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원거리용 광역 방제기가 탑재된 차량이 생태 탐방로를 오가며 뿌연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이처럼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가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농가 주인은 “아무리 방역을 잘 한다고 해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현재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변 채취 지점 반경 10km 안에는 가금 농가 5곳에서 닭·오리 29만46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가들은 축사 소독은 물론 외부인 출입 통제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린 상태다.
조덕준 제주도 축정과장은 “가금류 농가에서는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며 “AI 임상 증상이 보일 경우 즉시 행정기관이나 동물위생시험소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과장은 이어 “철새도래지 방문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특히 가금 사육농장 방문을 금지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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