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서 초안 허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허술"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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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업자측 불성실' 지적

(주)호원의 골프장건설 사업에 따른 주민반발은 종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도내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민원은 대부분 '토지보상가' 산정에 의한 '줄다리기성'이었던 반면 수망리 주민들의 진정은 최근 경부고속철도 공사와 관련, 지율스님의 백일단식까지 부른 '천성산 사태'와 닮았다는 분석이다.
남군 남원읍 수망리에 소재한 물영아리 오름은 산정 화구호로 우리나라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천성산 역시 이 지역에 터널을 뚫을 경우 인근 습지가 훼손될지 모른다는 환경단체들의 우려가 제기됐고 '도롱뇽 소송'이라는 전대미문의 법정 다툼을 불렀다.
천성산 터널 추진은 '실리', 반대는 '환경'이라는 논리가 팽팽한 반면 (주)호원의 골프장 건설은 개인 건설업자의 사업이 환경을 파괴할 지 모른다는 점에서 평가가 다르다.
수망리 주민들은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초안의 허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재해영향평가서는 배수구역을 저류지 3곳으로 구분, 영구 저류지로 사용하고 우수를 저장하거나 조절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H3 저류지에서 우수를 방류하면 사유지를 경유 수망리 마을회 소유인 산 82번지로 흐르고, H4에서 흘리면 남조로를 넘어 역시 산82번지로, H5 방류 우수도 같은 지역을 향하게 된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분석이다.
마을 주민들은 사업자측의 불성실성을 문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수망리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업자측은 주민들의 반대의견에 대해 '차후 설명회 개최'를 약속하고도 이행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피해방지와 물영아리 보전대책 마련은 당국의 몫

주민들의 호소에 대해 제주도는 '제주호원CC 조성사업은 현재 통합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지역 주민 및 관련기관. 영향평가심의위원 등의 의견과 공청회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하여 본평가서가 작성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지난해 동부지역 수해의 주범은 '물길'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도로사업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제주도는 '향후 도로개설 사업에 반드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참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골프장 건설에 대해 주민들은 비슷한 걱정을 하고있다.
'골프장에서 방류한 우수가 한 곳에 몰릴 경우'의 피해를 떠올린 것으로 도와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분석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물영아리 습지는 제주도가 갖고 있는 산정 화구호 가운데 하나로 자칫 '판단 실수'로 한번 훼손되면 영원히 복원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환경부 및 환경단체 등 전문기관들의 학술적인 분석작업이 선행돼야할 이유다.

▲향후 전망

예정자 지정 경위를 지난해 5월 24일 남군수의 예정자지정 요청, 도의 관련 규정상 투자계획을 비롯해 토지주사용동의, 지역주민고용, 도내 업체 참여계획 등 적정으로 같은 해 6월16일 예정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는 지난 13일 지역 주민들의 진정서를 접하고 향후 사업 입지결정은 남군수의 입안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물영아리 보호'는 지역주민들의 의사와는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골프장 건설로 습지보호지역인 '물영아리'가 무사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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