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노후를 위한 선택, 주택연금”
“당당한 노후를 위한 선택, 주택연금”
  • 제주매일
  • 승인 2014.0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기철(한국주택금융공사 제주지사장)
▲ 유기철(한국주택금융공사 제주지사장)

 

 황혼은 아름답다. 종일 세상을 지배하던 뜨겁던 불덩이를 내려놓고 세상을 나지막이 관조하는 그 여유가 아름다운 것이다.
 흔히 인생의 노년을 황혼에 비유하곤 한다. 자기 자신과 가족과 사회를 위해 숨가쁘게 젊은 시절을 헤쳐왔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그 치열했던 시절을 반추하며 은퇴 이후의 남은 삶을 조용히 준비하는 모습이 황혼을 닮아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중장년 세대가 그렇듯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여 얻었던 수입은 부모봉양, 자녀교육비, 집 장만 등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은퇴를 앞둔 혹은 은퇴를 한 지금 여생을 꾸려나가야 할 생활비는 정작 수중에 없는 냉혹한 상황이 벌어져 있다. 더군다나 평균수명이 늘어나 수입 없이 살아가야 할 세월이 만만치 않다는 게 또 다른 고민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자녀들에게 노후를 기댈 수도 없게 되었다. 지금의 중장년 세대가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라고들 하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10년 전만 해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15~64세의 이른바 생산가능인구) 8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감당하면 되었지만 206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려야 할 판이다. 어찌 보면 자녀들의 입장에선 부모봉양은 둘째 치고 자기 처자식 먹여 살리기에도 버거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여 국가적으로도 노인복지부문에 적지 않은 예산과 관심을 투입하고는 있지만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쯤 되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할만도 하게 생겼다.
 그렇지만 수입도 저축도 없는 어르신일지라도 다행히 집 한 채라도 가지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늘어난 수명을 축복으로 여기며 살 수 있다. 바로 주택연금 이야기다.
 내 집에서 평생 살면서 부부 모두 돌아가실 때까지 집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은 지난 2007년 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2만여 명이 가입했을 만큼 노년세대의 노후 소득원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서는 어르신들이 각자의 필요와 형편에 맞게 노후자금을 설계할 수 있도록 종신지급형(정액형, 증가형, 감소형 등) 뿐만 아니라 확정기간 지급형 상품을 마련하여 연금수급기간, 연금수급액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에는 연금지급한도에서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사전가입 주택연금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말년을 안정적으로 보낼 노후자금 한 푼 준비된 게 없더라도 마침 일궈놓은 집 한 채 있다면 그야말로 소중하고 든든한 평생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부모봉양을 둘러싸고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서로 눈치 보거나 힘들어 하지 않고 당당하고 편안하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부모님이 오래오래 사시는 것이 진정 축복이라고 느끼며 살도록 하자. 자녀에게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부모님의 행복한 인생이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5월 가정의 달이다. 부모님이 홀가분하게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자녀들이 먼저 권해드리는 것도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효(孝)는 그런 것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