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의 불청객 감기 퇴치법
환절기의 불청객 감기 퇴치법
  • 제주매일
  • 승인 2014.0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곽승혁(서귀포보건소 한방내과 전문의 )

요즈음 주위를 둘러보면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환절기마다 감기가 유행하는 것은 밤낮으로 벌어진 큰 일교차에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성인이 1년 중 2~4회, 소아는 6~10회 감기에 걸릴 정도로 감기는 매우 흔한 병이다. 또 감기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매우 활발하여 면역이 형성되기가 어려우므로 얼마 전에 감기에 걸려서 나았다가도 금세 또 다시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의원을 찾는 외래 진료인원 기준 상위 10개 다빈도 질병코드 중 감기 관련 병명이 6개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이를 감안할 때 감기로 인한 개인과 국가의 불편과 손실은 결코 작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기는 이 하나 없는데도 한 해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이 불청객을 우리는 어떻게 멀리 할 수 있을까?
어떤 병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감기 역시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이다. 그리고 감기의 예방활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코나 입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데 공기를 통한 경로 외에 감기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만질 때에도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가 있지만 손 씻기의 감기 예방 효과는 대체로 60%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인의 경험담을 말씀 드리자면 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많은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환자간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한 시간에도 여러 번 손을 씻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본인이 대학 다닐 때는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오히려 훨씬 더 고단하고 힘든 전공의 생활 동안에는 감기에 한 번도 걸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손 씻기의 중요성을 직접 체득한 본인은 이후로 손 씻기 예찬론자가 되었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코와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하고 기관지와 폐의 섬모 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바이러스나 먼지, 이물질 등을 걸러내고 배출하는 것을 촉진한다. 그 밖에 비타민이 풍부하게 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면역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하는데에 효과가 있다. 정리하자면 제주의 맑은 물과 봄내음 가득한 채소와 나물들, 제주의 특산물인 감귤을 자주 섭취한다면 쉽게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이렇게 열심히 예방을 했는데도 감기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기약을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 만에 감기가 낫는다는 속설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감기약을 먹어봤자 치료 기간을 줄이는 데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에둘러 가리키는 우스갯소리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감기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없다.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감기는 별 문제없이 나을 수 있다. 오히려 불필요한 항생제 및 기타 약물을 남용하는 것은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약물의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다만, 감기의 증상에 대한 치료는 감기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퇴치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몸의 면역 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콧물, 코 막힘, 재채기, 전신이 쑤시고 아픈 것, 목이 붓고 아픈 증상 등을 개선함으로써 몸을 편안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감기 증상으로 인한 불편이 크다면 양약, 한약, 침/뜸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단순히 질병을 퇴치하는 것 뿐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을 경감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또한 의학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기가 10일 이상 지속된다거나 39도 이상의 높은 열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경우, 귀가 아프다거나 배가 아픈 경우에는 단순한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있고 고령자 및 면역저하자 등은 자칫 합병증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쉽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의사나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