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보호·관심 필요한 약자
첫 어린이날이 5월 1일 열린 이유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92회 어린이날을 맞는 올해는 앞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유독 아동 안전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노동자처럼 약자이기 때문에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1923년 첫 어린이날이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에 치러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4년에도 주변에는 학대받는 아동들이 적지 않다.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가장 흔하게 발생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도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아동학대'로 신고된 접수 건수는 모두 267건. 이중 135건이 조사결과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이외, 조사 당시에는 아동학대사례라고 판정하기 어려웠으나 가능성이 우려되는, '잠재위험사례'가 13건이었다.
실제 전문기관에 의해 아동학대로 판정받지는 못 했지만 '아동학대인 것 같다'고 신고된 건수도 2012년 222건에서 2013년 267건으로 증가했다. 2014년에는 1분기에만 171건이 접수됐다.
아동학대는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때 가장 흔한 학대 유형은 유기와 방임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동 발행하는 '2012 전국아동학대현황 보고서'(2013년 자료는 오는 7월 발행)에 따르면, 전국의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7219(2008) △7354(2009) △7406(2010) △8325(2011) △8979(2012) 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2012년 전국 현황을 보면, 8979건의 아동학대 신고 접수건수 중 6403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됐다. 이 6403건의 87%가 집에서, 84%는 부모에 의해 일어났다. 부모로부터의 학대인 경우 중복학대를 제하고 개별적으로 분류했을 때 '유기 및 방임'에 의한 학대가 가장 많았고 정서학대, 신체학대, 성 학대 순이었다.
▲ 내 주위 아이들 살피는 작은 관심 필요
아동학대가 이처럼 집에서 부모라는 1차 관계집단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아동학대는 제3자에 의한 발견과 신고가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때문에 아동학대 의심상황을 발견했을 때 시민 모두가 주체가 되어 신고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2012 전국아동학대현황 보고서'의 전국 지자체별 교육 내역을 보면 2012년 제주지역에서 일반인과 ‘아동학대 의무신고직군’(22개)을 대상으로 모두 2233건의 아동학대 관련 교육이 진행된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아동학대의 징후를 살필 수 있는 경찰과 의료인에 대한 교육은 한 차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의 가정사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한국인의 정서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지만 2012년 일반인 대상 교육 1085건 중 대부분인 1019건이 아동대상 권리교육에 한정돼, 직장 등을 기점으로 찾아가는 일반인 교육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아동보호전문기관 이성경 팀장은 “아동학대는 조기발견과 개입이 중요한만큼 주위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자주 오랫동안 들리거나 자주 상처가 나 있는 아이를 보게 되면 그 순간 1577-1391로 전화해 신고 내지 상담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성경 팀장은 “특히 이슈가 될 때에만 아동학대에 관심을 갖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주위의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