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높이 218m 초고층 쌍둥이 빌딩 드림타워가 세워질 노형 5거리 일대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무수천 방향에서 남녕고 방향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 600m 구간에 지하차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는 2023년까지 10년간 중기(中期) 계획으로 추진 될 제주 최초의 이 지하차도에는 약 2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 될 예정인 데, 재원(財源)의 일부를 인근 지역 개발에 따른 ‘교통유발 부담금’으로 충당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200억 원 이상 투입될 노형 오거리 지하차도는 오로지 대형 카지노 도박장이 들어설 쌍둥이 빌딩 을 위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신제주에 218m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교통관리만 잘해도 이곳에 200억짜리 지하차도는 필요치 않다.
제주도는 최근까지도 드림타워가 들어서더라도 “교통체증은 없다”고 장담해 왔었는데 슬그머니 ‘지하차도 계획’을 세운 이유를 모르겠다. 말과는 달리 교통체증이 걱정되긴 하는 모양이다. 지하차도 계획수립 전에 공청회나 주민 의견 수렴이라도 자주 했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물론, 지하차도는 독립된 단일 사업이 아니라 오는 2023년을 목표 연도로 하는 ‘제주도 도시교통정비 중기 계획’에 포함시켜 다른 사업과 함께 추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드림타워 완공 시기가 2017년 이후인 점을 감안 하면 지하차도 설치시기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제주도의 분석으로는 드림타워가 세워지면 현재보다 1일 8000대 안팎의 추가 교통량이 발생한다는 것인 데, 지하차도 설치로 총교통량의 46.8%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외국자본이 건설 하려는 드림타워 하나를 위해 200억짜리 지하차도를 건설해 주는 격이다.
그렇잖아도 인근 주민들은 드림타워가 세워질 경우 교통체증 외에도 빌딩 풍, 일조 차단, 조망권 침해 등을 걱정하고 있다. 이렇듯 피해를 줄 위험성이 큰 드림타워를 불허 하기는 커녕 거꾸로 200억 지하차도를 만들어 바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제주도는 드림타워를 허용하지 말든지, 허용하려면 지하차도 건설비 전액을 드림타워에 부담시켜야 한다. 드림타워 카지노 도박장을 위해 지하차도를 헌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