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제주도민들은 대부분 '4월'하면 '제주4·3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4월'은 지나가고 있지만, '제주4·3'을 주제로 한 책들은 여전히 서점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출신 허영선 시인의 '제주4·3을 묻는 너에게'는 '4·3'을 지극히 쉬운 문체로, 말하듯이 펴냈다는게 눈길을 끈다. 저자는 책에 4·3의 발단과 전개,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를 담았다. 이어 아이들과 여성들이 4·3당시 당한 고통을 증언을 깊이 있게 다뤘다. 또 해방 전후의 역사적 상황도 설명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4·3유적지를 동행하며 '이날'을 설명해주는 부록도 함께 실었다. 이와 함께 강요배 화백의 '4·3연작'시리즈 가운데 여러 작품들도 함께 실려, 그날의 참혹함과 억울함을 생생하게 더하고 있다.
제주출신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 2'를 한 폭의 수묵화로 재탄생시킨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형식) '지슬'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입주 만화가인 김금숙의 작품이다. 김금숙은 뛰어난 필력으로 영화 내용을 충실히 따르면서 파도소리가 들릴것 같은 섬 풍경과 여인의 모습을 닮은 부드러운 제주 능선을 담았다. 이어 영화를 완벽하게 '만화의 언어'로 풀었고, 작품 속 모든 그림을 화선지에 붓과 먹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테우리 할아버지'는 제주4·3사건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쓴 최초의 그림책이다. 제주출신 현기영 작가의 '테우리 할아버지'는 한 평생 남의 소를 돌보며 살아온 한 할아버지의 회상을 통해, 제주4·3사건의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어린 손자에게 제주4·3사건에 대해 들려주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원고를 고쳐 썼다. 책의 말미에는 본문에서 말하지 못한 4·3의 역사적 배경을 실었다. 그림책은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에 이런 사건이 있었음을 담담하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