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강화해 제 2의 사고 막아야”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노후화된 선박관리가 꼽히면서 낡은 여객선에 대한 안전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2012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연안여객선 172척 가운데 20.5%에 달하는 37척의 선령이 20년 이상된 선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7.8%였던 노후선박이 2009년 선령 규제 완화 이후 세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해운법 시행수칙이 개정되면서 여객선 제한선령이 최대 25년에서 30년으로 완화됐다.
특히 제주와 육지부를 연결하는 8개 항로를 오가는 제주기점 여객선 15척의 평균 선령이 21.6년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여객선은 제주와 완도를 오가는 한일고속의 606t급 ‘한일카훼리 3호’로 1986년 4월 건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28년을 넘겼다.
이와 함께 두우해운의 ‘제주월드호(4332t)’도 1986년 6월에 건조돼 ‘한일카훼리 3호’와 선령이 같았다.
제주-삼천포 노선에 투입되고 있는 ‘제주월드호’는 취항 4개월만인 2012년 7월 사천 신수도 남방 해상에서 발전기 고장으로 멈춰 승객 82명이 10시간 동안 표류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여기에 제주와 부산을 오가는 서경카훼리의 ‘서경파라다이스호(6626t·선령 27년)’는 1987년 4월 건조됐다.
이 외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운항이 잠정 중단된 ‘오하마나(6322t·선령 25년)’ 를 비롯해 ▲제주-목포 ‘씨쓰타크루즈호(1만5089t·선령 24년)’ ▲제주-완도 ‘한일카훼리1호(6327t·선령 23년)’ ▲제주-녹동 ‘남해고속카훼리7호(3780t·선령 23년)’ ▲제주-완도 ‘한일블루나래호(3032t·선령 22년)’ 등이 20년을 넘었다.
선령은 선박 안전의 절대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낡은 부품 교체나 정비 등의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건조시점이 이르더라도 관리가 잘 된 선박이라면 오랜 운항에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중고선박을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한 만큼, 안전점검을 강화해 제 2의 사고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 제주기점 여객선(모슬포-마라도 항로 포함) 이용객은 61만65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7%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이용객은 291만9362명으로 사상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