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안산 단원고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40여 분 전 제주해경으로부터 ‘여객선과 연락이 안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만약 제주해경이 사고신고 40분 전에 단원고측과 전화통화를 했다면 사고조짐을 미리 감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
당시 해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이는 단원고 교사 A씨다.
A씨는 사고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10분께 교무실로 걸려온 전화를 본인 자리에서 당겨 받았더니 ‘제주해경’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발신자는 “제주해경이다. 세월호와 연락이 안되는데 교사 한 분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B교사의 번호를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어 2~3분 후 재차 전화가 걸려와 “전화를 받지 않으니 다른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다른 교사의 번호를 알려줬다는게 A씨의 말이다.
여기에 안산 단원고에 마련된 사고 개요를 작성한 ‘상황대책 상황판’에도 ‘08:10 제주해경→배와 연락 안 됨. 학교로 전화 연락’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상황판을 보면 단원고는 최초 전화 통화(제주해경 주장)가 이뤄진 40분 뒤 교감으로부터 ‘배에 문제가 있다’는 전화를 받은데 이어 5분 뒤 ‘침수가 시작됐다. 배가 좌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경과 세월호 선원들의 초기 대응 문제에 대한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고 40여 분 전 이미 세월호에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해경의 초기대응이 부실했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전화를 받았던 A씨가 나름대로 배에 타고 있는 교사들에게 연락을 취해 ‘이상유무’를 확인했지만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제주해경은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제주로 오는 여객선에 몇 명의 승객이 타고 있는지, 학생들이 타고 있는지 등을 따로 보고받지는 않는다”며 “전 직원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세월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단원고등학교에 통보한 직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세월호에 누가 타고 있는 지도 모르는 데 어떻게 단원고에 연락을 하겠느냐”며 “모든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