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거야…"
"빠져나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거야…"
  • 제주매일
  • 승인 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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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안치된 안산지역 장례식장에 조문객 이어져

▲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전남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안산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지난 17일 오후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여객선 침몰사고 사흘째인 18일 안산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안산시내 병원과 장례식장으로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원고 학생 6명의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유족과 조문객, 시민들의 흐느낌과 울음만 가득했다.

2학년 6반 황모 군의 시신을 태운 구급차가 오전 10시 10분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안치실로 운구되는 시신을 지켜보던 황 군의 할머니는 여전히 손자 죽음을 믿을 수 없다며 바닥을 치며 오열했다.

황 군의 할머니는 "금쪽같이 키웠는데 (빠져) 나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 거야. 눈도 못 감았잖아"라며 울음을 쏟았다.

유족들은 시신 도착 후에도 관계 당국이 빈소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허둥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고대 안산병원에 마련된 학생들 빈소를 찾아 위로했다.

조 장관이 손을 잡고 껴안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자 희생자 부모와 할머니 등 유족들은 북받쳤던 울음을 쏟아냈다. 조 장관도 눈시울을 붉혔다.

임모 군의 할머니는 빈소를 찾은 조 장관을 껴안고 "내 강아지, 선장이 잘못해 데려갔어."라고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모 군의 유족은 빈소 입구에서 조 장관을 막아서고 "뭐했어요. 여기오면 돌, 물 맞는 일밖에 없어요. 그냥 가세요. 우리 아이 조용히 보내고 싶어요"라며 정부 대처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산 사랑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양의 빈소에는 오후들어 상의 명찰에 '근조' 리본을 단 교복 차림의 단원고 1, 3학년 학생들이 조문 모습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3학년 선배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이가 웃으면서 수학여행 떠난 게 선한데 영정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며 손을 내저었다.

이모 군의 유족은 안산 한사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입구에 가족과 찍은 생전 사진 4장을 갖다놓고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를 찾은 학교 선후배들은 '많이 무서웠지 이제 편히 쉬렴, 동생 씩씩하니까 걱정하지 말고'라며 영면을 기원하는 글을 별 모양의 메모지에 남겨 놓기도 했다.

오후 4시께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사 남윤철(35), 최혜정(24·여)씨와 학생 안모 군 등 3명의 시신이 안치된 안산 제일장례식장.

아버지 남수현씨는 선생님보다 스승이 되라는 자신의 가르침대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아들이 자랑스러운 듯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띠었지만 눈가에 눈물이 마르지않았다.

사체검안서 문제로 장례식장 측과 입관을 놓고 의견충돌이 있었던 남씨는 딸이 미국에서 돌아오는 19일 오전 9시까지 입관을 연기하기로 해 회색 정장 차림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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