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연인 싸늘한 주검으로
결혼 앞둔 연인 싸늘한 주검으로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출신 20대 여성 승무원 세월호서 참변

▲ 전남 진도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함께 숨진 김모(28)씨와 정모(28·여)씨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천 길병원에 김씨 빈소가 차려졌다. 김씨 영정 앞에 김씨와 정씨가 함께 찍은 사진도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 명단에 제주 출신 정모(28·여)씨가 포함됐다.

특히 세월호 승무원인 정씨는 결혼을 약속한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함께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해경은 지난 17일 오전부터 18일 오전까지 이어진 실종자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20구를 추가로 인양했다. 이 중에는 정씨와 그의 남자친구 김모(28)씨가 포함돼 있었다.

서귀포시 강정동 출신인 정씨는 2004년 중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년 전부터 세월호에서 서비스 업무를 맡아왔다.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은 김씨는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7년 전부터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을 타며 불꽃놀이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정씨와는 4년 전부터 사귀다 올 가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김씨는 주로 인천∼제주 항로를 오가는 다른 여객선인 오하나마호를 탔지만 이번엔 정씨가 “같이 타면 좋겠다”고 권유해 세월호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부부의 연을 맺지 못하고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양가 부모들은 영혼결혼식 일정과 절차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친구 박모(28·여)씨는 “항상 밝은 친구였는데 사고를 당해 가슴이 아프다”며 “특히 올 가을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터라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