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은 오열하고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여객선 대참사가 16일 오전 8시40분 전남 진도군 관매도 남쪽 3㎞ 해상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청해진 선사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수학여행 학생 325명과 인솔교사 15명, 일반 승객?승무원 등 모두 475명을 태우고 인천항을 떠나 제주로 향한 것은 지난 15일 오후 9시였다.
길이 146m, 6852t급 대형 호화 여객선 세월호가 인재(人災)로 인해 출항 11시간40분만에 사고 해상에서 암초에 부딪친 듯 ‘꽝’ 소리와 함께 침몰, 수백 명의 생령(生靈)을 수장시켰으니 전 국민이 오열하지 않을 수 있으며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고 2일째인 17일 오후7시 현재 사망 9명, 실종 289명, 구조 179명으로 파악 되고 있으나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실종자 중 상당수는 살아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보여 참담하다.
세일호 출항 당시 날씨는 좋은 편이었다. 파도는 비교적 잔잔했고 전날 밤 자욱했던 안개도 많이 걷혀 있었다. 정상적인 항로에서 정상적으로 항해를 했다면 ‘호화 여객선 침몰’이라는 수치스러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세일호의 인천~제주 항해에는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다. 인재(人災)였던 것이다. 이점이 유족들과 친지, 국민들을 더욱 오열케 하고 분노케 했다.
우선 선장부터 문제였다. 경력 5개월 3등 항해사가 선장역할을 했다. 항로도 평상시의 인천~제주항로를 이탈, 진도 부근 바다로 변칙 항해 했다. 결정적 사고 원인이었다.
사고 당시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대처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분초를 다투어 선체를 빠져 나가야 할 승객들에게 “제자리를 지키라”며 탈출을 막았다. 특히 선장 등 일부 승무원들은 아우성치는 승객을 뒤로하고 먼저 빠져나왔다고 한다.
당국의 발표도 오락가락, 유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 사고 초기 “전원 구조”라는 엉터리 발표를 해 이를 믿고 안도했던 가족들을 절망하게 했는가 하면 실종.사망자 발표도 왔다 갔다 해 심지어 국민들까지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지만 끝까지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존자가 없으면 시신이라도 빠짐없이 수습해야 한다. 그리고 보상책도 부족함 없이 강구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이번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 인재(人災)의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도의적 책임은 정부쪽에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