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절반치 압도적 하위권으로 추정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최근 발표된 제3회 변호사시험에서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들의 합격률이 전국 평균의 절반치인 30%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회 시험에서 94, 77%의 합격률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웃돈 것과 비교하면 유난히 저조한 성적이다. 제주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8일 법무부는 지난 1월 치러진 제3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결과를 발표했다.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정한대로 매년 '입학정원(2000명)의 75% 이상'을 뽑는 시험에 올해 전국에서 2292명이 응시했고 1550명이 합격했다. 전국 평균 합격률은 67.7%였다.
반면 제주대 법전원 출신자들의 합격률은 전국 평균의 절반 선인 30%대 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대는 첫 해 시험에서 94%, 2회 시험에서 7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그해 전국 평균 합격률인 87%와 75%를 웃돈 수치다.
제주대 측은 "합격률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9일 제주대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로스쿨 원장 사퇴론까지 거론되며 책임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제주대 로스쿨 일부 교수들은 이번 악재를 계기로 그간 논란이 돼 온 정원제 변호사시험 구조 개선에 제주대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매년 전국에서 2000명의 로스쿨 신규 졸업생이 배출되고 전회차 불합격자들의 재응시까지 누적되는 상황(1인당 5번까지 시험 응시 가능)에서 일정 수만 뽑는 방식은 고득점자의 비중이 낮은 지역대학 법전원에 더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률이 치열해질수록 대학이 고시학원으로 전락해 당초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본 취지에 맞는 수업이 다채롭게 이뤄지지 못 한다는 교수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 5년간 시험에 붙지 못 해 뒤늦게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법전원 졸업생들의 거취 문제도 과제로 남겨지고 있다.
때문에 전국로스쿨원장협의회가 매년 합격자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변호사 단체와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진전없는 상황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9일 긴급회의에 동석한 한 로스쿨 관계자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합격률이 떨어질 것은 예상했지만 올해 성적은 유난히 낮아 교수들도 놀란 분위기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주대가 지역 로스쿨 관계자들과 논의해 시험 시스템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응시자의 20~30%가 낙방해 '폐인'이 되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지역 법전원에 어려움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로스쿨 입학정원을 일부 줄이고 합격자 정원을 일부 늘려 낙오자를 최소화 하는 움직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