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황당한 모습을 보고 한동안 머리가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다. 한 어머니가 아들의 손을 잡고 이끌 듯이 신호등이 빨간불인데도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유치원 차량에 태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비단 나 혼자만 본 것이 아니고 유치원 차량 내에 있는 다른 어린이들도 보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유치원의 다른 어린이들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이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열정이 세계 어느 나라의 어머니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열성적인 어머니의 교육 아래 열심히 배우고 성인이 된다 하더라도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고 자란 그 아들?딸들이 회사의 사장이 되고, 대학의 교수되어 학생을 가르치고, 국가의 운명을 짊어진 장관이나 국회의원 등 이 사회의 주요한 위치에 있을 때, 과연 이 나라가 올바르게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모습을 여러 가지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들기를 한다. 끼어들기를 한 운전자는 물론 사정이 있겠지만 뒤에서 운전하는 사람은 놀라기도 하고 짜증도 나겠지만 자칫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요즘 생활주변에 설치된 클린하우스를 보자. 일부 사람이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내 놓은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분리하지 않고 혼합배출로 지저분한 모습으로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은 물론 지나가는 사람에게까지 인상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질서의 종류도 우리 생활주변에서 지켜야 할 기초질서에서부터 교통질서, 환경질서, 회사내질서, 가정질서 등 상당히 많다. 질서란 경범죄처벌법이나 도로교통법 등 법으로 강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이 강제하지 못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놀이기구나 버스를 탈때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것은 때로는 짜증나고 귀찮기는 하지만, 오히려 순서를 안 지키고 너도 나도 먼저 타려고 옥신각신 하며 타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덜 짜증나고 덜 힘이 든다. 또한 크고 작은 언쟁으로 얼굴을 붉힐 일도 줄어든다. 이렇듯 질서를 지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편없이 살아갈 수 있는 반면, 서로 질서를 지키지 않고 너나없이 저만 빨리하려고 한다면 더욱 불편하고 짜증난다. 물론 아주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들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서로에게 양해를 구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된다.
그러므로 질서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사회 구성원간의 일종의 약속이요 규범이고 사회 구성원 간의 보이지 않는 법이다. 또한, 한두명이나 소수의 행복과 이익 보다는 사회 구성원 다수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서 존재 하는 것이므로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어떠한 상황으로 부터 모든 사람들의 공익과 행복을 위해 서로 지키고, 독려해야 되는 것이다. 질서를 지키는 이유는?질서를?지키는 것이 안 지키는 것 보다 훨씬 능률적이고 다수의 이익과 공익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요 아름답고 편안한 것임을 명심하여 스스로 지키고 자식들에게도 지키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