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달래피고 개나리도 피고 오름 등선 곳곳에 봄 향기 가득한 4월이다. 4월하면 모두가 진인한 달이라고 한다. 그렇다. 제주4·3유족들에게는 더더욱 잔인한 66년의 긴 4월이었다. 부모님을 잃고, 형제자매를 잃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몽땅 돌아가셨지만 세상 어디에서도 원통한 말을 할 수 없었던 암울한 어둠이날들이었다. 왜곡된 역사는 긴 시간 앞에서 진실을 밝혔고 살아남은 유족들은 그 진실이 시간이 올 때까지 4·3영령들에게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야만 했다. 국가추념일이 지정되어 광명이 드리운 갑오년 청마의 해, 우리 유족들은 춤출 듯 기뻤다.
정홍원 국무총리께서 국가가 치르는 첫 행사에 참석하여 제주도민과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도 계셨다. 그도 잠시 뿐이다. 올해 추념일에는 2012년 12월 1일부터 2013년 2월 말까지 추가신고 기간을 가졌다. 미처 신고하지 못하신 분들 좋은 기회였다. 추가 접수한 내용은 희생자 326명, 유족 28,426명이 4·3실무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주4·3중앙위원회로 접수되어 심사소위원회가 4차례 심사를 개최했다. 결과 희생자 200명, 유족 27,970명을 의결한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총리까지 서류가 넘어갔지만 재검토 하겠다 하여 보류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밝은 햇살 비추는 올 봄에 4·3위령제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참석 하겠구나 한 유족대상 자들은 올해까지도 어두운 그늘에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2007년까지 희생자 13,564명, 유족 29,239명을 심의 의결했고 지금까지 4·3희생자 14.032명, 유족 31,253명에 이른다.
무고한 양민학살로 이어진 1948년 11월 중순에 제주 땅에 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산으로 가야할지 해안마을로 내려가야 할지 망설이다 대토벌작전에 의하여 토벌대에 죽음을 맞이한 선량백성들이다.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남로당이 무엇인지(?) 모른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 아이들이 길거리를 헤매다 붙잡혀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이 원혼들 억울함을 명예회복을 시켜 광명이 드리웠는데 반대하는 세력들에 의하여 또 다시 4·3흔들기를 하고 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잘못된 시대는 지났다. 손에 손을 잡고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이끌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학교마당에서 제주4·3역사나 제대로 알려주는 일에 모두가 앞장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