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전남 여수 인근 공해상에서 북한 선원 16명이 탄 화물선이 침몰해 2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9분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남동쪽 63km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몽골 선적 화물선 그랜드포춘 1호(4300t)가 조난 신호를 발신한 후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 16명 가운데 3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11명은 실종됐다.

해경은 오전 5시께 바다에 표류 중인 선원 1명을 헬기로 구조한 데 이어 5시55분께 구명벌에 타고 있던 선원을, 7시12분께 상선에 있는 선원을 경비함정으로 각각 구조하고 시신 2구를 인양했다.

구조된 선원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몰한 것 같다”며 “배가 기운다는 소리를 듣고 나와 보니 기울고 있어서 구명 장비를 갖추고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여수항에서 130km, 우리 측 영해에서 56km 떨어진 공해상으로, 북한 선박을 포함해 외국 선박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항로다.

사고 선박은 철강 제품을 싣고 북한 함경북도 청진항을 출발해 중국 장도항으로 가던 중이었다. 당시 해상에는 초속 15~18m의 북서풍이 불고 파고는 3~3.5m로 높아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여수·제주·통영·부산해경은 경비함정 13척과 항공기 6대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는 한편, 몽골 선적에 북한 선원이 승선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