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10년, 농축산물 수입 11배 급증
한·칠레 FTA 10년, 농축산물 수입 11배 급증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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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후 칠레산 농축산물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칠레 FTA 이후 과수부문에 대한 정부의 지원으로 다양한 경쟁력 제고 사업이 추진되면서 생산성과 실질소득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감귤의 경우 다른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칠레 FTA 10년, 농업분야 이행평가’ 분석을 통해 2002년 10월 한.칠레 FTA가 타결된 후 이행 10년차 칠레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FTA 발효전보다 11.3배 증가한 7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애초 우려한 대로 포도와 돼지고기, 키위, 포도주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칠레산 포도 수입액은 1억7000만달러로 2003년 대비 12.2배 늘었다. 돼지고기와 포도주, 키위 수입액도 10년 전과 견줘 각각 3.4배, 12.2배, 6.8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품목의 수입액의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칠레산 돼지고기의 FTA 관세감축에 따라 국내 수입시장점유율이 2003년 11.9%에서 2010년 14.4%가 확대됐다. 그러나 한.EU,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수입비중은 지난해 9.1%로 감소됐다.
농업 강대국인 칠레와의 FTA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부문에 대한 우리정부의 재정지원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경쟁력 강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감귤의 경우 이 같은 사업에 따라 생산면적은 2003년 2만5000㏊에서 2012년 2만1000㏊로 13.1% 줄었다. 생산량은 69만2000t으로 오히려 9.5% 늘어났다. 재배기술 향상 등으로 단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질농가소득은 10a당 203만원으로 19.5% 증가했다. 이는 사과와 배 등 6대 주요과일 평균 증가율 30.0%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복숭아(49.3%), 포도(41.9%) 등의 소득증가율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사과(16.5%)에 이어 두 번째 낮았다.
과원 규모화도 추진됐지만 감귤은 호당 재배면적이 오히려 감소, 영세농이 확대된 결과를 낳았다.
감귤재배농가는 2010년 2만7000가구로 2005년에 비해 25.8% 늘었다. 이에 따라 가구당 재배면적은 0.78㏊로 2005년보다 오히려 8.9% 줄었다.
귀농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규모 감귤 재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경연은 칠레보다 농업여건이 우위에 있는 미국, EU, 중국과의 FTA 이행은 국내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종합적인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여러국가와 FTA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우려되는 수입피해에 대비해 국내 소득안전장치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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