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조로 일부 구간에 심은 누릅나무 가로수들이 생육이 부진해 도리어 도로 주변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한다. 가로수 관리나 식재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시는 2009년과 2010년, 애조로 해안 교차로에서 서부경찰서에 이르는 구간에 누릅나무 가로수 650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그런데 식재 5년차에 접어든, 봄이 한창인 요즘까지도 싹이 제대로 돋아나지 않는 등 생육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도로주변 경관을 위해서는 차라리 없음만 같지 못하다는 게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얘기다.
새로 식재한 가로수가 1~2년, 길게 잡아도 3년 쯤 생육이 부진 한 것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심은지 4~5년차인 가로수들이 아직도 수형(樹形)을 갖추지 못했다면 어딘가 잘못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가로수 조성 당시 강풍 피해를 입어 생육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해 가지치기를 했다. 싹이 늦는 것은 누릅나무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얘기는 다르다. “우선 누릅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릅나무가 새순이 늦게 돋아나는 것은 맞지만 식재 5년차가 될 때까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면 식재 초기 몸살을 앓았다는 증거다. 그것은 관리의 문제”라고 했다.
애조로의 누릅나무 가로수는 수종 선택에 문제가 있든, 식재 기술에 문제가 있든, 아니면 사후 관리에 문제가 있든 원인을 밝혀 바로 잡아야 한다. 실패한 가로수처럼 흉물스러운 것도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