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행정행위 잘못으로 거액의 주민 혈세가 헛되이 쓰여 졌다면 그처럼 분통이 터질 일도 없다.
서귀포시 ‘목재인도포장(木材人道鋪裝) 행정’이 그렇다. 서귀포시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동지역(洞地域) 1만9348m 구간 인도에 삼나무 방부목(防腐木) 목재포장공사를 시공한 바 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이 50억 원이나 되었다.
당시 일부 주민들은 “아무리 부식을 막는 삼나무 방부목이라고는 하나 그것으로 인도 포장을 한다면 과연 비바람과 진흙탕을 언제까지 견디겠느냐”며 반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목재로 포장한 인도는 완공 2년이 지나면서 먼저 시공한 부분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도 포장 목재가 습기에 취약성을 드러냈고, ‘썩음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뿐이 아니다. 목재가 뒤틀리고 비 날씨에는 미끄럼 현상까지 나타나 노약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담당 공무원이 목재 인도포장에 대한 깊은 연구도, 전문가에 대한 심도 있는 자문도 없이 경솔하고도 무리하게 시공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서귀포시는 목재 인도포장 완공 후 2년부터 판석(板石)으로의 교체 공사를 벌이고 있는 데, 전 구간 판석 교체에 55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공무원의 행정 잘못으로 인한 목재 인도포장 때문에 주민 세금 50억 원만 헛되게 쓴 셈이 되었다. 세금을 내고 있는 도민으로서 정말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목재 포장당시 삼나무 방부목이 제대로 된 자재였는지, 혹시 불량 자재를 쓴것은 아닌지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