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城)과 구도심이 조화로운 아드리아 해변의 여러 유적지를 보면서 문뜩 우리시의 원도심과 어우러진 제주성(濟州城)의 미래의 모습이 떠올랐다. 산지천을 끼고 있는 제주성은 제주시의 원도심을 둘러싸고 있고, 그 주변에 형성된 전통시장, 제주목관아와 관덕정 등의 유적은 당시의 시대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제주에는 외적 방어를 위해 3성 9진을 축성하였다. 3성은 제주성, 정의현성, 대정현성으로 읍치(관아가 있는 마을) 성격을 띤 성이고, 9진은 주로 해안에 외적 방어용으로 축성되었다. 제주성은 국내 읍성 가운데에서도 규모(3.2㎞)나 구조면에서 독특함을 지닌 방어유적으로 탐라와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1925~1928년 제주항 개발과 도로개설, 건축물이 신축되면서 성(城)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시는 85년에 제주성곽의 일부 보수를 시작으로 91년 이후 제주성지 보수정비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한정된 지방예산으로 한계가 있었지만 지난해에「제주성지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 수립 용역」에 의해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탐라문화광장, 원도심 활성화 사업과 연계하는 제주성지 보수?복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제주성의 치성 및 성터 보수?복원 저촉 토지매입과 누각 복원을 위한 제이각 실시설계용역, 공신정 등 정자터 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에 저촉되는 토지가 순조롭게 매입될 수 있도록 토지주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앞으로 제주성 복원.정비사업을 통해 원도심과 어우러진 자랑스러운 탐라의 문화유산인 제주성의 자태가 모습을 드러날 때 탐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제주시는 크로아티아의 드브로브니크, 스플릿 등에 뒤지지 않는 문화유적이 있는 유명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