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에 거는 기대
예술교육에 거는 기대
  • 제주매일
  • 승인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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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자(세이레어린이극장대표)
▲ 정민자(세이레어린이극장대표)


얼마 전부터 극단에서는 2014꿈다락토요문화학교를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토요일이 수업 없는 날이 전면 시행되면서 주말에 예술이 펼치는 상상, 놀이가 주는 즐거움을 느껴보라며 지원되는 선물상자 같은 프로그램이다. 예술가들과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면서 문화예술의 소양을 쌓고, 나를 발견하고, 가족과 소통하고, 학교 밖 지역문화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랄 수 있다. 우리 극단은 그동안 여러 가지 형식으로 연극교실을 진행해왔다.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놀이였는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진행하면서는 그 영역과 내용을 확대해 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예술교육은  고작해야 피아노를 배우고 무용이나 그림을 배워 대학을 가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 예술교육에 거는 기대가 참 크다. 새로운 세기의 교육적 대안으로 떠오를 정도다. 예술과 교육의 만남. ‘예술교육’이든, ‘교육예술’이든 창의력과 상상력 발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새로운 모습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성적중심의, 입시위주의 교육이었다면 예술교육은 교육 속으로 예술이 융화되는 것으로 딱딱하기만 한 교육에 예술이 유연하게 스며들어 우리의 말초신경을 건드려 감정을 증폭시킬 것이고, 그 안에서 터져 나오는 생각의 자유로움은 상상이상일 것이다. 구속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교육적 효과는 또 얼마나 클까. 학교 미술수업시간, 큰 종이위에 무언가를 그려 넣어야 하는데 가난하게 학교를 다녔던 나로서는 망칠까봐 그게 제일 큰 걱정이었다. 잘 그려야겠다는 생각보다,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려는 생각보다 그저 안 망치고 그리는 게 목표였다. 그런 부담이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더 다가가지 못했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게 우리네 예술교육이었다. 내 안의 능력보다는 바깥으로 드러난 결과에 따라 선생님의 검토를 받는 식의 교육이었다고 할까, 그런데 우연히 보게 된 외국 대안학교에서의 미술수업. 물감으로 가을 풍경을 그리는 수업이었는데 교사가 종이를 물에 푹 적신다음 그 위에 물감으로 그리게 하는 거 아닌가, 정말 깜짝 놀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영국의 슈타이너학교의 수채화수업이었다. 젖은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리자 잘 스며들면서 색이 자연스럽게 혼합되면서 정말 멋진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너무 쉽게 그리고 아름다운 색채를 표현할 수 있었다. 그때의 감동이란, 아니 이게 예술교육이다 홀딱 반해버렸고 아직도 예술교육 언저리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사실 내가 대안교육, 특히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등학교 때 우연히 읽게 된 ‘썸머힐’이란 책의 영향이었고 오랫동안 대안학교를 꿈꿔왔었다. 아직 실천에 옮기지도 못하고 있지만 내가 하는 예술교육이 그 대안이라며 열심히 한 축을 맡고 있다.

참된 예술교육은 교육 자체가 예술이 될 때 가능할 것이다. 참된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우리네 학교에 문화가 없고 예술이 없는 것은 교육이 우리 삶과 너무 동떨어져서이다. 삶과 교육을 분리하다보니 나온 결과다. 창의력을 기르고 예술적인 안목을 높이는 것은 학교교실이 아니고 진짜 삶 속에서, 현장에서, 살아있는 자연과 사람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걸 잊지 말자. 삶이 곧 문화이자 예술이 될 때  우리는 진실로 잘 살고 있을 것이니. 그게 예술교육이, 교육예술이 가져다 줄 엄청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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