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제주도교육청은 부임 1년밖에 안 된 신설 노형중 교장을 전출시키고 후임으로 정년 1년6개월을 남겨 둔 현 교장을 발령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었다.
신설 중학교의 기틀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 초대 교장의 재임 기간만큼은 최소한 3년쯤 보장해 주는 게 정석(定石)임에도 부임 1년 만에 교체, 정년을 앞둔 인사를 후임으로 발령한 것은 교원인사정책상의 오류는 둘째치더라도 신설학교의 육성을 위해서 대단히 잘못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주도교육청이 신규 채용한 비정규직 학생상담사를 인사 발령하면서 또 패착(敗着)을 두어 말들이 많다.
종전에는 일선 학교의 학생상담사 등 비정규직은 학교 자체에서 채용해 왔다. 하지만 ‘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가 새로 제정되면서 올해부터는 일선학교의 비정규직들도 교육감 직고용(直雇用) 체제로 전환되었다. 지난 25일 실시한 도교육청의 학생상담사 54명에 대한 인사배치도 이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도교육청이 학생상담사 채용에서부터 일선학교 배치 과정까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데 있다.
우선 채용시기부터 빗나갔다. 학생상담사가 가장 필요한 시기는 신학기 시작 직후부터다. 학교폭력이 신학기에 많이 발생하는 데다 이에 따른 상담도 이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이 학생상담사 54명을 포함한 올해 비정규직 공개채용 계획을 공고한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채용공고에서 임용 시까지는 신학기가 시작 된지 거의 1개월이 지나서였다. 도교육청은 시간에 쫓겼는지 지난 25일 합격자 발표 40여 분만에 후닥닥 학교배치까지 끝내버렸다고 한다.
이뿐이 아니다. 학생상담사 54명에 대한 일선학교 배치 원칙도 잘못 됐다. 인사이동이나 신규 발령에서 고려 돼야할 모든 여건들이 묵살 됐다. 54명을 채용성적 순만으로 원거리 일선학교에 배치한 것이다. 채용시험 성적은 근무처 배치 때 100% 고려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 참고사항일 뿐이다. 근무지 배치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최근 신설 노형중 교장의 교체와 이번 학생상담사 채용성적순 원거리 배치는 교육청 인사의 큰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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