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공고, 성적순 원거리 배치 ‘도마’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올해부터 학교 비정규직 임용권이 일선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전환된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의 성의 없는 비정규직 인사업무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생상담사 채용계획을 개학 후 1주일이 지난 뒤 공고해 상담사 늑장배치로 일선학교의 상담업무에 차질을 준 데 이어, 최근에는 이렇게 뽑은 상담사 54명을 성적이 낮은 순서대로 원거리 학교에 배치해 임용 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학생상담사를 합격자 발표 당일 납득할 수 없는 기준으로 속성 배치한 것을 두고는, 교육감 직고용 전환이 비정규직에게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도교육청의 ‘심술인사’가 아니냐는 눈초리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10일, 학생상담사를 포함하는 2014년 제2회 제주도교육청 교육공무직원(비정규직) 공개채용 계획을 공고했다.
지난해까지 학생상담사나 보조영양사 등의 비정규직은 일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채용했지만, ‘제주도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관리 조례’가 제정되면서 모든 학교 비정규직들이 교육감 직고용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채용공고를 낸 지난 10일은 이미 신학기가 시작된 이후.
공고 후 채용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데다, 학생상담사의 업무가 학교폭력과 관련한 고민 상담 및 예방활동이고 학교폭력이 신학기에 가장 심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교육청이 상담사 배치를 좀 더 서둘렀어야 했다는 지적이 앞서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도교육청이 늑장 채용한 학생상담사 54명을 성적이 낮은 순서대로 원거리 학교에 배치해 '성의없는 인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도교육청이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데 이어 합격자들의 학교배치를 공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40여분.
먼 학교에 배치된 상담사들은 이 같은 도교육청의 인사 기준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합격자는 “교육청 인사에서 일방적인 성적순 거리 배치 기준이 있다는 말은 한 번도 듣지 못 했다”며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이 두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합격자는 “시작부터 내 근로형태(비정규직)를 확인하게 돼 씁쓸하다”며 “유배 가는 느낌”이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감 직고용 전환이 비정규직에게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도교육청의 ‘심술’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오랫동안 교육계에 근무했지만 이번 배치 기준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정규직 인사에 비해 정성을 덜 쏟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인사 담당자는 “성적에 따른 거리 배치는 사실“이라며 “고민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