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시30분, 차귀도 남서쪽 108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추자 선적 38t급 유자망어선에 불이 나 선원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라고는 하지만, 어째서 선원 9명 중 7명이나 사망-실종 됐으며 선체마저 전소 돼야 했는지 그에 대한 원인만은 밝혀지고 있다.
피해가 컸던 가장 큰 원인은 늑장 신고에 있었다. 발화 장소가 조타실이어서 거기에 있던 통신장비가 화재 피해를 입어 신고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조업하던 선박이 발견해 어업정보통신국으로 첫 신고한 시간이 화재 발생 3시간도 더 지난 뒤였고 해경함정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선체만 해도 그렇다. 피해 어선이 내화성(耐火性)이 강한 알루미늄 선박이 아니라 내화성이 약한 합성수지가 함유된 강화플라스틱 선박이어서 자체 진화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거기에다 구조 작업까지 늦어졌으니 속수무책이었다.
만약 피해 어선 통신 수단이 조타실에만 있지 않고 선장이나 기관사도 갖고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선체도 내화성이 강한 알루미늄으로 건조됐고 자체 소화기도 갖추어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수 있었을 것이다.
어선 등 다른 선박들의 사정은 어떠한지 모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체 재료의 선별, 선장-기관사의 통신 수단 확보, 소화기의 완비 등 선박의 안전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할 것이다. 이번 참사는 허술한 선박 안전 대책이 가져다준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