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해상서 어선 화재···6명 사망·1명 실종
[종합] 제주 해상서 어선 화재···6명 사망·1명 실종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타실 화재로 통신 장비 고장…신고 늦어져
바다에 6시간 빠져 있어 저체온증 사망 추정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제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에서 불이 나 선원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조타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통신 장비가 고장나면서 제때 신고하지 못한 것이 인명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4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께 차귀도 남서쪽 108km 해상에서 조업하던 추자 선적 유자망 어선 S호(38t)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당시 S호에는 선원 9명(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5명)이 타고 있었고, 이 중 한국인 선원 전모(49·충남)씨는 실종됐다.

선원 8명은 오전 7시를 전후해 인근 어선 3척과 해경 경비함정에 의해 구조돼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기관장 이모(44·제주시 한경면)씨와 인도네시아인 선원 5명 등 6명은 결국 숨졌다.

선장 김모(36·제주시 추자면)씨와 선원 이모(49·서울 은평구)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S호는 화재 발생 6시간여 만인 오전 7시15분께 침몰했다. S호는 합성수지가 함유된 강화플라스틱(FRP) 선박으로 알륨미늄 선박에 비해 화재에 취약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를 전후해 조업을 마치고 선원들이 취침했고, 조타실 상부에서 불이 난 것을 선장이 목격했지만 자체 진화가 어렵자 선원들에게 구명동의를 입고 탈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과 선원들은 화재로 조타실에 있던 통신 장비가 고장나면서 신고도 하지 못하고 탈출했고, 바다에서 그저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바다의 수온은 14.7도로, 10~15도 사이일 경우 최대 6시간 가량 물 속에서 버틸 수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숨진 선원들은 저체온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화재가 발생한 후 3시간 이상이 지난 오전 4시55분께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K호가 발견해 제주어업정보통신국으로 처음 신고했고, 해경 경비함정이 오전 6시5분께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에 착수했다.

실종된 전씨를 제외한 8명은 화재 발생 6시간이 지난 오전 7시30분께 모두 구조됐다. 해경은 통신 장비가 고장나면서 신고가 늦어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서는 한편, 조타실 전기 배선 쪽에서 불이 난 것 같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와 제주시는 합동으로 제주시수협에 상황대책본부를 설치, 사고를 수습하고 사망자의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